다음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첫 각료회담에서는
무역과 노동 기준 연계 문제를 다룰 실무 협의체 구성이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레나토 루지에로 WTO 사무총장이 18일 전망했다.

루지에로 총장은 개도권이 강력히 반대해온 이 분야의 실무 협의체 구성을
요구한 나라가 아직까지 없다면서 "현재의 준비 회담에서도 이 문제가
다뤄지지 않고 있다"고 AFP 통신과 가진 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또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노동 기준을 관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가
이를 우선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루지에로 총장은 또 "저임금 국가들의 비교 우위를 문제삼기 위해" 무역.
노동간 연계문제를 거론해서는 안된다는 점에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프랑스는 수출 산업에서 어린이와 죄수를 혹사시키는 일부 국가에
압력을 가하기 위해서는 WTO가 무역과 노동 기준을 연계시켜 간섭해야
한다고 지난 몇년간 끈질기게 요구해 왔다.

그러나 개도권은 이것이 인권을 빌미로 한 선진권의 또다른 통상 압력
이라고 강력히 반발해 왔다.

루지에로 총장은 노동 문제와 관련한 이들 여러 논점에 관한 "공통된
입장"이 존재하기 때문에 싱가포르 회의에서 이해가 다른 국가 집단간에
"큰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