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보고 얼굴 찌푸릴 사람이 있을까요.

꽃은 마음에 여유를 주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좋은 친구입니다.

꽃을 아끼는 사람들끼리는 누구나 금방 가까워져요"

김영숙 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 고문 (63.연세대 사회교육원 강사)은
꽃과 함께 살아 인생이 풍요로왔다고 말한다.

그가 꽃꽂이를 처음 시작한 것은 65년.

1남3녀를 키우며 살다가 막내가 유치원에 들어간뒤 꽃꽂이학원에 다녔다.

손재주가 있어 남보다 빨리 배우고 잘한다는 말을 들었다.

입문 5년만인 70년에는 스스로 "영플라워디자인연구회"를 만들어 후배를
지도했다.

꽃꽂이에 워낙 열정을 쏟았고 리더쉽도 있어 89~91년에는 "한국플라워
디자인협회" 이사장에 추대됐다.

플라워디자인협회는 사범자격자 2,000여명의 연합체로 82년 사단법인으로
출범했다.

현재 이사장은 박영자씨.

매년 9월 경복궁 민속박물관에서 종합전을 열어 솜씨를 자랑하고 5월에는
솜씨와 맵씨가 뛰어난 회원을 뽑는 "플라워퀸 선발대회"도 갖는다.

이 단체는 세계적인 플라워디자인협회 "월드 플라워 카운실" (WFC)의
회원사여서 해외동호인들과도 자주 만났다.

"70년대후반만 해도 외국에 나가면 동양의 꽃문화란 일본에만 있는
줄 아는 사람들이 태반이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죠. 우리나라 사람들의 솜씨가 빼어나 한국에
대한 인식을 확 바꿔 놓았죠"

해외교류를 통해 그가 절감한 것은 우리도 꽃꽂이를 산업화시켜야
한다는 점.

일본 호주 스페인 등에서는 꽃재배 플라워디자인 꽃상품판매를 동시에
하는 화훼기업들이 눈부시게 활약중이라는 설명이다.

WFC 회원중에도 이 계통의 기업인들이 많다.

따라서 외국에서는 플라워디자인을 하는 사람의 절반이상이 남성이라고.

그는 연초 연세대 사회교육원에 개설된 "플라워디자인과 현대경영"
과정에서 강의도 한다.

지난 11월4일에는 강좌 참여자들이 함께 "연세대종합관 복구기금마련을
위한 연세인 플라워쇼"도 열었다.

구자숙 꽃작가협고문, 박영자 한국플라워디자인협이사장, 김정수
한국화훼협회장, 정선애 선플라워협회장, 김정희 정희회회장, 구옥희
주연회회장 유숙희 하정회회장, 김효정 효정플라워회장, 장은의 은지회회장
등 80여명이 함께 꾸민 이 행사는 연극적 요소를 도입해 근래 보기 드문
뛰어난 꽃꽂이쇼로 꼽혔다.

김씨는 또 "자녀교욱에 성공한 어머니"로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1남3녀와 사위 며느리 8명이 모두 서울대를 나와 교수 의사 판사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

부군 홍채용씨는 쌍안경제조업체인 신성글로벌 고문이다.

< 글 조정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