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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 대학수학능력시험] 장애인 107명 응시..시험장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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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3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67개 시험지구
    7백71개 시험장 2만1천여개 교실에서 별다른 사고없이 치러졌다.

    본고사 폐지이후 처음으로 실시된 이번 시험은 입시때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 별다른 교통혼잡이나 사고 없이 전반적으로
    안정된 분위기속에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일찌감치 시험장에 입실한 수험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출제경향 등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차분히 시험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시험장 주변에는 동이 트기 1시간여전인 오전 6시부터 자녀의 좋은
    성적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의 간절한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으며 피켓과
    꽹과리를 동원, 선배 수험생들을 응원하는 학생들의 열기로 초겨울 새벽
    공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서울 제18지구 20시험장인 강남구 역삼2동 역삼중학교에는 손이 시릴
    정도로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5시께부터 경기.은광여고 등 강남
    지역 수험생의 후배들과 교사들이 나와 응원가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수험생을 격려.

    경기여고 학생 20여명은 학교 입구에서 피켓과 플래카드를 흔들며
    선배들의 선전을 당부했으며, 은광여고생 10여명도 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응원가를 부르며 열성적으로 응원.

    은광여고 3학년 담임 조효환교사는 새벽부터 정문에서서 시험장으로
    들어가는 제자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며 최선을 다하도록 당부.

    피켓 가운데에는 "뭐가 보이는가. 정답이 보인다"는 등의 격문이 눈에
    띄었으며, 일부 학생들은 최근 유행하는 마카레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도.

    <>.이번 대학수능시험의 최연소 응시자인 박무혁군(12.대전시 대덕구
    중리동 221의9)은 13일 대전시 동구 자양동 대전상고에 마련된 제4시험장에서
    응시.

    박군은 지난 4월 5일 실시된 고입검정고시에서 최연소 합격한지 4개월여
    만인 지난 8월2일 실시된 대입검정고시에서 13세 1개월의 나이로 역시
    최연소 합격한데 이어 이번 수능시험에 최연소 응시자가 됨으로써 잇단
    최연소 기록을 세웠다.

    <>.서울 제18시험지구 17시험장인 서울 강남구 논현동 언북중학교에서는
    수험생 김현석군(19.재수생)이 입실시간이 지난 오전 8시50분께 도착하는
    바람에 시험을 못본채 귀가.

    김군은 정문에 도착한뒤 닫힌 교문을 열고 고사장에 입실을 시도했으나
    이미 제1교시 시험이 시작된지 10분이 지나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고사장 본부측은 오전 8시40분부터 15분동안 진행되는 듣기 평가가 끝난뒤
    입실시키는 방안을 고려했으나 규정을 다시 검토한뒤 입실을 불허키로 최종
    결정.

    김군은 "오전 7시50분께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버스를 타고 출발했는데
    차가 너무 밀려 늦었다"며 안타까운 표정.

    <>.서울 여의도중학교에는 뇌성마비자와 약시자 등 장애인 1백7명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시험장에 나와 뜨거운 향학열을 불태웠다.

    이날 장애인들은 대부분 휠체어와 목발에 의지한 채 학부모의 부축을
    받으며 오전 6시30분께부터 고사장에 입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들은 장애
    특성별로 특수하게 마련된 교실에서 초조한 모습으로 시험시작을 기다렸다.

    손과 다리가 불편한 박주현양(19.서울 잠신고3년)은 "필기가 제대로 안돼
    공부에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평소 공부해왔던대로 차분하게 시험을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뇌성마비자인 안형신군(18.삼육고 3년)은 "장애인의 고통을 알지 못하는
    친구들로부터 많은 괴롭힘을 당해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었다"며 "단국대
    특수교육과에 진학해 나같은 장애인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고 희망을 피력.

    <>.이날 장애인 고사장에는 애틀란타 장애인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부모의
    부축을 받으며 시험장에 나타나 눈길.

    삼육재활원 3학년에 재학중인 김해용군(20)은 지난 8월 애틀란타 장애인
    올림픽 "보치아"종목 개인전 및 단체전에서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낸
    장애인 선수.

    김군의 어머니 유근주씨(53)는 "해룡이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돌아온 뒤 TV과외를 보며 수능준비에 몰두해왔다"며 "용인대학 체육학과에
    진학해 운동을 계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내 폭력서클을 결성, 하급생과 동급생을 상대로 돈을 빼앗고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이모군(18.K상고3년)이 가족들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형사들을 동행한 가운데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청파동 선린
    중학교에서 수능시험에 응시.

    목영언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이군 부모가 "인생의 중요한 고비가 될
    수능시험을 치를 수 있게 해 달라"며 요청해왔다"면서 검찰로부터 이군이
    응시할 수 있도록 배려하라는 지시를 받아 형사계 강력1반 이모 경사 등
    3명을 동행시켜 시험을 치르도록 했다고 설명.

    이에앞서 이군의 어머니가 12일 예비 소집때 아들을 대신해 수험표를
    교부받았다는 것.

    <>.올해 대입수학능력시험에서 검정고시 출신의 58세 여자가 시험에
    도전해 손자, 손녀뻘 수험생들과 나란히 구슬땀을 흘려 이채.

    올해 수능시험 전국 여자 최고령 응시자로 밝혀진 배모씨(58.대구시
    수성구)는 이날 수성구 남산여고에 마련된 고사장에서 인문계를 지원해
    어린 학생들과 함께 실력을 발휘하는 만학도를 과시.

    딸 김모씨(32)와 단 둘이 생활하고 있는 배씨는 올해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한뒤 대학졸업의 꿈을 실현키 위해 뒤늦게 배움에 도전하게 됐다는
    후문.

    <>.72세 노인이 13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세번째 응시, 노익장을 한껏
    과시해 화제.

    올해 수능시험 전국 최고령 응시자가 된 이근복씨(서울 마포구 아현2동)는
    "농대에 진학해 농산물시장 개방압력으로 위기에 처한 우리 농촌을 살리는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며 응시동기를 밝혔다.

    <>.8백여명의 수험생이 시험을 치르는 서울 제15시험지구 20시험장인 서울
    용산중학교에는 재학생보다 재수생이 많은 탓인지 매우 한산한 분위기속에
    일부 고교 후배 응원단만이 나와 선배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제공.

    용산고 1,2년생 10여명은 오전 6시40분부터 시험을 치르는 선배들을 위해
    영하의 추운 날씨속에서도 커피를 끓여주며 응원했으며 용산공고 3학년생
    10여명은 입실전에 교문앞에서 교가를 부르며 스스로를 격려한뒤 고사장으로
    직행.

    한편 신세기통신 직원들이 교문앞에서 "사랑의 핸드폰"이라고 적힌 띠를
    어깨에 두르고 학부모들에게 핸드폰을 빌려주는 상업성을 발휘.

    <>.용산2가 파출소 소속 기동순찰대원 7명은 수험장 주변에 "용산"이라는
    이름이 붙은 학교가 많아 수험생들이 시험장소를 혼동할 것에 대비,
    오토바이로 수험생 수송작전에 나서 눈길.

    오전 7시50분께 중앙고 3년 윤형근군(18)과 윤군의 어머니는 택시기사가
    원래 시험장소인 용산공고가 아닌 용산중학교로 잘못 태워줬으나 순찰대원이
    오토바이로 긴급 후송해 간신히 시험시간에 맞추기도.

    <>.평소 지하철을 거의 이용하지 않던 3수생이 지하철을 잘못타 1교시
    언어영역 시험을 치르지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3수생인 이모씨(20.한일고 졸업)는 시험장인 용산중학교로 가기 위해
    오전 6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집을 출발, 지하철 3호선과
    4호선이 만나는 충무로역에서 숙대입구 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데 잘못해서 반대방향인 수슈리 방면 열차를 타고 수유리에서 하차.

    이씨는 전화로 이 사실을 어머니에게 알렸으며 어머니가 서울시 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2교시 수리탐구I영역 시간부터는 시험을 치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오전 9시55분께 용산중학교에 도착.

    이씨는 "예비소집날 아르바이트 때문에 불참했으며 평소에도 버스를
    이용하지 지하철을 거의 타지않아 노선을 잘 몰랐다"고 말했다.

    < 장유택.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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