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일) 오전 7시부터 서울 남산 1,3호터널에서 혼잡통행료의
징수가 시작됐다.

혼잡통행료가 실시된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아직 성패를
가리긴 이르지만 첫날 출근시간대의 교통상황은 징수구간 터널의 통행량은
급격히 줄어든 반면 우회도로는 극심한 체증을 빚어 양극화 현상을 빚었다.

남산 1,3호터널은 징수시간전엔 평소보다 2~3배 많은 차량이 몰렸으나
오전 7시이후엔 차량통행이 평소의 반 정도로 떨어졌고 한강로 장충단길
이태원로등 남산 1,3호터널 우회로는 차량으로 극심한 교통체증을 빚게된
것이다.

그밖에 혼잡통행료가 징수되지 않는 남산 2호터널은 해방촌입구에서부터
차량행렬이 밀렸었고 동호대교는 체증으로 평소보다 3분의1 수준의
운행속도였다 한다.

찬반 논란속에 서울시가 강행한 혼잡통행료 실시에 시민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셈이다.

첫날의 교통양극화현상에 서울시 당국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앞으로
많은 시민이 대중 교통수단을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일부
시민은 "조기 출근과 늦장 퇴근"이 정착하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나 징수구간의 통행량이 급감한 반면에 우회도로가 극심한 체증을
빚었다는 사실은 혼잡교통료 실시로 자가용 승용차의 교통량이 급감했고
"혼잡"이 해소됐다고 평가하긴 어렵다.

이 제도실시의 목적이 남산터널 사용료의 대폭 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대중교통수단 이용을 촉진하고 교통 "혼잡"을 해소하는데 있으므로
전체교통량이 격감하지 않는한 성공적이라고 말할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통행료 징수에 따라 보완이 요구됐던 버스노선 조정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지하철노선의 확충과 버스와의 승계가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강행한 것은 시기가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혼잡통행료와 비슷한 도심통행료를 징수하는 외국의 사례를 보면 성공한
경우와 실패한 경우가 있다.

홍콩은 지난 83년부터 2년간 징수하다가 중단했고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는 징수를 위한 게이트까지 설치하고도 대중교통서비스와
우회도로 부족 등으로 시행하지 않았었다.

한편 싱가포르 노르웨이의 베르겐 등은 성공적이라 할수 있다.

서울시의 경우는 아직 뭐라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서울시는 시민의 반응을 보아가면서 발생하면 즉각 서둘러
보완하는 자세가 필요할것 같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