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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칼럼] 골프 동네북인가 .. 김영철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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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 국회의원 4명이 본회의가 열리는 시간에 골프를 쳤다고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여론은 국민의 세금으로 정치를 하는 국회의원이 "근무시간중"에 골프를
    칠 수 있느냐는 꾸중이 대부분이었다.

    골프 자체가 나쁘다는 꾸지람은 없었다.

    골프가 다시 관심을 끌었던 것은 지난달 국내에서 열렸던 삼성 세계 여자
    골프대회였다.

    세계 여자골프최고수들이 참가한 이 대회에서 올해 고교를 갓 졸업한
    박세리가 당당 3위를 차지했다.

    한국골프에 대한 잠재력을 확인해준 대회로써 국내골퍼들에게 자신감마져
    갖게해줬다.

    거금을 들여 이를 유치했던 삼성그룹이나 일찍이 박세리의 재능을
    파악하고 중학교때부터 골프를 시켰던 부모에게 거부감을 느끼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한때 "골프망국론"이라는 비난속에 쉬쉬하며 골프를 치던 때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법도 하다.

    이제는 누구도 골프를 망국적인 스포츠라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정부가 이런 시대적 변화에 거꾸로 가는 정책을 발표해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지난 5일 재정경제원이 마련한 세법개정안은 골프장 스키장 경마장
    카지노 등 사치성업소의 입장료에 부과되는 특별소비세가 내달부터 30%씩
    인상될 예정이라고 돼있다.

    이 법안의 개정취지는 "사치성업소에 대한 과세로 과소비를 억제하고
    입장요율을 현실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재경원의 중대한 착각이
    도사리고 있다고 하겠다.

    첫번째 착각은 골프장과 스키장을 아직도 카지노처럼 사치성업소로
    분류하는데 있다.

    요즘 직장인 골프인구는 물론이고 주부 골프인구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국내 골프인구는 벌써 200만명을 육박하면서 연간 골프장 이용객수가
    800만명을 웃돌정도다.

    연간 600만명 수준인 프로야구이용객수 보다도 200만명이나 더 많다.

    이들이 더이상 사치성업소에 출입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골프는 이제 남녀노소가 다함께 여가선용과 건강증진을 위해 즐기는
    생활스포츠로 뿌리를 내려가고 있다.

    골프가 스포츠라는 것은 이미 정부도 인정한 바 있다.

    골프는 지난 83년 학생들의 체육특기종목으로 선정됐다.

    지난 89년 7월1일 시행된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골프장도 종래 관광이용시설에서 체육시설로 전환됐다.

    스키장은 골프장보다 더 대중적이다.

    지난해 연간 스키장이용객수는 400만명에 이르며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
    단위의 이용객도 나날이 늘고 있다.

    스키장이 카지노나 증기탕같은 사치성업소라면 가족들이 함께 갈 수
    있을까.

    재경원의 두번째 착각은 특소세인상으로 과소비가 억제될 것이라는
    논리다.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은 입장료가 6만6,000원에서 6만7,584원으로
    올랐다고 골프장 출입을 포기하지는 않는다.

    입장료가 3만원에서 3만983원으로 올랐다고 올겨울 스키여행을 포기하는
    가족 또한 많지않을 것이다.

    특소세를 올려 과소비를 억제하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다소 "억지"에
    가깝다.

    물론 정부의 의도가 다른 데 있을 수도 있다.

    조세저항없이 세수를 확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부는 세금인상으로 올해 골프장에서 약 120억원, 스키장에서 약 40억원
    등으로 모두 160억원정도를 추가확보할 수 있다.

    정부가 이정도의 세수확보를 위해 골프장이나 스키장을 찾는 사람들을
    카지노를 찾는 사람들과 "같은급"으로 보도록 해서는 안될 것이다.

    백번양보해 골프와 스키에 문제가 있다해도 해외여행이 완전자유화된
    상황에서 막는다면 골퍼나 스키어들은 해외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이 비용은 아마 정부가 거두는 세금보다 많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의 이같은 정책은 결국 임기중 골프를 치지 않기로 한 최고통치권자를
    의식하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작년에 거둬들이지 못한 6조원에 가까운 세금 가운데 거둘 수
    있는 세금을 더 확보하는게 나을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제는 골프를 치는 국회의원이나 어린 자식에게 골프를 시키는 부모도
    공연히 골프망국론이라는 지난 시대의 싸늘한 눈초리에 더이상 움츠러들지
    않는다.

    삶의 질을 높이고자하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이며 오늘날
    1만달러시대에 살고 있는 국민들의 권리이기도 하다.

    정부는 더이상 "신골프망국론"을 조성, 국민사이의 위화감을 조성해서는
    안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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