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멸종위기에 직면해 있는 식물의 종자보전사업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왕립식물원은 잉글랜드 남부 웨스트 서섹스에 240평방m 규모의 지하
식물종자은행 건설을 추진중이다.

오는 2000년 완공될 이 식물종자은행의 이름은 "천년왕국 종자은행".

이 곳에는 25만여종으로 추정되는 전세계 야생식물의 종자 10%정도를
보관할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 종자는 200년후에도 발아할수 있게끔
섭씨 영하 40도로 장기 냉동보관한다는 구상이다.

이 곳에 보관될 식물종자는 열대건조지역에서 자라고 있는 식물의 씨앗이
주종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열대건조지역의 식물들이 오랜 가뭄에도 생명력을 유지하는등 극한
환경에 잘 적응해 장기보관이 보다 수월하기 때문.

왕립식물원은 우선 내년부터 3년간 영국전역에 걸쳐 희귀식물의 종자를
기부받고 오는 2000년부터 10년간 전세계를 대상으로 보관대상 종자를 수집
할 계획이다.

왕립식물원은 이 곳에서의 종자처리와 연구활동을 종자기부국의 과학자들로
하여금 직접 수행토록하고 1층 중앙홀의 유리벽을 통해 관광객들이 모든
작업과정을 볼수 있도록 함으로써 자연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는
구상이다.

이 사업에는 2,160만파운드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자금은
복권판매수익금과 개인기부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찰스왕세자가 지난 5월 왕립식물원에 플리모스 피어란 영국에서
희귀한 배나무 식수행사를 갖는등 영국왕실에서도 관심을 갖고 모금운동에
착수했다.

영국이 이 사업에 나선 것은 세계최대의 식물종자은행으로 여겨지고 있는
런던왕립식물원의 기존 식물종자은행이 세계야생식물 종자의 2%정도만을
보관하고 있는데 불과한데다 세계각국의 식물종자은행도 대부분 농작물
종자보관에만 신경을 쏟고 있는등 야생식물 보전에는 무관심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이 사업의 후원자인 데이비드 아텐보로경은 "전세계 야생식물종의 4분의1
가량이 앞으로 50년뒤면 멸종될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 사업을 통해 보다
많은 식물자원을 보전할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