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칼럼] 코리안 평화미술전..이숙자 <화가/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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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화가들의 합동작품전인 "코리안 평화미술전"이 지난 10월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이 전시회는 일본측 주최로 일본땅에서
개최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올해는 북한의 작가들도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일행과 함께 도쿄로 갔다.
북한의 붕괴설, 통일임박설등이 현실감있게 나도는 때에 같은 분야의
창작활동을 펴온 남북화가들이 만나서 정치나 이념을 떠나 우리민족의
미술을 논하고 작업생활을 얘기하며 동포로서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다져볼수 있겠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그러나 강릉앞바다 잠수함 사건으로 인해 남북작가들이 만나지 않도록
하라는 방침이 전달되어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는 환상으로 끝나고 말았다.
북한에서 몇명의 화가가 왔다지만 우리는 전혀 만날 수 없었다.
주최측도 개막식, 환영만찬, 작가 사인회등의 행사를 한번은 한국측과
또 한번은 북한측과 열어야하는 웃을수없는 소극이 벌어져 차가운 분단의
현실을 느꼈을 뿐이다.
그러나 분단된 겨레의 통일과 통합을 위해 마련된 남북한 미술전에
참여한 보람은 소중한 것이었다.
특히 주최측 인사의 개막연설은 인상적이었다.
"일본은 옛부터 한반도로부터의 문화수혜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과오로 인해 반도의 역사에 상처를 주었고 분단의 아픔에 이르게 된점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
그러한 한.일간 역사의 홈을 메워 한반도 통일에 일조하고 동아시아
공영을 위한 상호이해를 깊게하고자 이 전시회를 성사시키도록 노력해왔다"
이같은 요지의 연설과 그의 진지했던 표정은 최근 우리 주일공사를
불러 독도는 일본땅이니 한국정부가 하는 독도접안공사를 중지하라고
한 일본 외무성의 태도와는 아주 대조적임이 새삼 떠오른다.
한국측 화가들을 위한 환영만찬에서 "내고향 남쪽바다"를 목메어
열창한 고향이 이북인 권옥연선생님의 망향가는 그곳에 모인 모든이의
가슴을 적셔 주었다.
망향의 노래를 북한작가들과 함께 듣고 합창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
일본 도쿄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로 마련된 이 전시회는 일본측 주최로 일본땅에서
개최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올해는 북한의 작가들도 개막식에 참석한다고
해서 기대를 갖고 일행과 함께 도쿄로 갔다.
북한의 붕괴설, 통일임박설등이 현실감있게 나도는 때에 같은 분야의
창작활동을 펴온 남북화가들이 만나서 정치나 이념을 떠나 우리민족의
미술을 논하고 작업생활을 얘기하며 동포로서의 동질성을 확인하고
다져볼수 있겠다는 기대에 차 있었다.
그러나 강릉앞바다 잠수함 사건으로 인해 남북작가들이 만나지 않도록
하라는 방침이 전달되어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는 환상으로 끝나고 말았다.
북한에서 몇명의 화가가 왔다지만 우리는 전혀 만날 수 없었다.
주최측도 개막식, 환영만찬, 작가 사인회등의 행사를 한번은 한국측과
또 한번은 북한측과 열어야하는 웃을수없는 소극이 벌어져 차가운 분단의
현실을 느꼈을 뿐이다.
그러나 분단된 겨레의 통일과 통합을 위해 마련된 남북한 미술전에
참여한 보람은 소중한 것이었다.
특히 주최측 인사의 개막연설은 인상적이었다.
"일본은 옛부터 한반도로부터의 문화수혜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과오로 인해 반도의 역사에 상처를 주었고 분단의 아픔에 이르게 된점에
일말의 책임을 느낀다.
그러한 한.일간 역사의 홈을 메워 한반도 통일에 일조하고 동아시아
공영을 위한 상호이해를 깊게하고자 이 전시회를 성사시키도록 노력해왔다"
이같은 요지의 연설과 그의 진지했던 표정은 최근 우리 주일공사를
불러 독도는 일본땅이니 한국정부가 하는 독도접안공사를 중지하라고
한 일본 외무성의 태도와는 아주 대조적임이 새삼 떠오른다.
한국측 화가들을 위한 환영만찬에서 "내고향 남쪽바다"를 목메어
열창한 고향이 이북인 권옥연선생님의 망향가는 그곳에 모인 모든이의
가슴을 적셔 주었다.
망향의 노래를 북한작가들과 함께 듣고 합창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