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무트 콜 독일총리(66)가 이달말로 전후 최장수 총리기록을 경신한다.

독일의 전후 초대 총리인 콘라드 아데나워가 세운 집권기록(1949-1963)을
깨는 것이다.

콜총리는 지난 82년 10월에 기민당(CDU)당수로 총리가 된후 지금까지 14년
1개월의 집권기록을 세웠다.

4차례의 총선(83,87,90,94년)에서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90년말 총선은 콜 총리가 "통일 독일 첫 총리"가 되는 영광을
안게되는 선거였다.

이와관련, 정치분석가들은 콜의 최장수총리비결로 그가 극히 "보통사람"인
점을 들고 있다.

140kg의 거구에 어눌하며 최근 25년동안 같은 장소에서만 휴가를 보내는
"예측 가능한 인물"이라는 얘기다.

"독일 국민들은 그의 장기집권을 싫어할지 모르나 그를 믿고 있다"
(포커스지의 헬무트 마크워트편집장) 신념대로 여론을 수렴해 가는 "뚝심"도
그의 최장수총리 비결로 손꼽힌다.

금년초 콜총리는 노조와 경영자단체를 설득해 임금 인상을 억제하는 대신
고용을 확대하는 이른바 "고용창출을 위한 대연합"을 끌어냈다.

최근에는 근로자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병가수당 축소등 사회보장제도
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마련해 의회승인을 얻는데 성공했다.

콜총리는 오는 98년 총선에도 도전한다.

이때도 이기면 임기 4년이 추가돼 20년 장기집권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럴 경우 독일통일의 아버지로 불리는 19세기의 비스마르크총리의 19년
집권기록까지 깨는 셈이다.

< 브뤠셀=김영규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