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루몽] (561) 제12부 낙엽 진 뜨락에 석양빛 비끼고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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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봉의 과격한 항의에 우씨는 기가 차서 어찌할 바를 모르며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희봉은 우씨가 숨쉴 틈도 주지 않고 계속 다그쳤다.
"알고 보니 우이저는 약혼자가 있는 몸이더군요.
어떻게 약혼자가 있는 사람을 우리 남편의 첩으로 끌어들일 수가
있는 거죠?
그 때문에 그 약혼자가 우리 남편과 하인 왕아를 걸어 고소를 했잖아요.
이번에 왕아를 빼내는 데만 돈 삼백냥이 들었다구요."
"그 일이라면 우리도 피해자야.왕아가 도찰원에 끌려가서 우리를
고자질하는 바람에 우리도 돈 이백 냥이나 들었다구.
뭐? 우리가 우이저 약혼을 강제로 파혼시키는 데 방조했다구?
내 참, 기가 막혀서"
"그럼 그게 아닌가요?
우이저를 억지로 우리 남편에게 붙여주려고 우이저 아버지를 찾아가서
파혼하라고 협박을 했잖아요?"
"협박은 무슨 협박. 돈 몇푼 집어주니까 오히려 그쪽에서 감지덕지해서
파혼장을 써주었지"
우씨가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로 그랬는지 형님과 제가 도찰원 판관 앞에 가서 우이저 약혼자
장화를 불러놓고 삼자 대면을 해볼까요?
아니, 장화 아버지도 불러서 사자 대면을 해보아야겠군"
우씨는 도찰원이나 판관이라는 말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글쎄, 그 일을 무마하려고 판관에게 이백 냥이나 먹였다니까.
왕아가 잘못 알고 그런 말을 한 것으로 해서 우리는 그 일에 상관없는
것으로 해놓았어. 다 끝난 일을 가지고 왜 그래?"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하는 말 아니에요?
남편이 출장중이라 이번 난리는 겪지 않았지만 출장에서 돌아오면
도찰원으로 불려갈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또 얼마나 돈이 들지 알 수 없어요.
오백 냥이 들지, 천 냥이 들지. 아니면 감옥에 가게 될지. 그러니 형님과
제가 도찰원으로 가서 따져보자구요.
이 일에 우리 남편이 주모자인가, 형님네가 주오자인가"
그러면서 금방이라도 우씨를 끌고 갈 듯이 희봉이 우씨의 옷소매를
손으로 잡아당겼다.
우씨는 기겁을 하며 희봉의 손을 뿌리치려 하였다.
"제발 도찰원으로 가자는 말은 하지 마. 거긴 싫단 말이야. 도찰원만
가지 않는다면 동생 원하는 대로 뭐든지 다 들어줄게. 제발 부탁이야"
우씨는 두 손을 비비기까지 하였다.
"그럼 좋아요.
이번에 왕아 빼내느라고 들어간 돈하고요 나중에 남편 일 무마하는
데 들어갈 돈 합해서 돈 천 냥을 형님이 내어놓으세요.
그 돈도 모자랄지 모르지만 아무튼 판관에게 돈 더 먹여 장화가
무고한 것으로 해서 오히려 장화를 혼내주겠어요"
"알았어. 돈 천 냥 마련해보지"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
붉으락푸르락해졌다.
희봉은 우씨가 숨쉴 틈도 주지 않고 계속 다그쳤다.
"알고 보니 우이저는 약혼자가 있는 몸이더군요.
어떻게 약혼자가 있는 사람을 우리 남편의 첩으로 끌어들일 수가
있는 거죠?
그 때문에 그 약혼자가 우리 남편과 하인 왕아를 걸어 고소를 했잖아요.
이번에 왕아를 빼내는 데만 돈 삼백냥이 들었다구요."
"그 일이라면 우리도 피해자야.왕아가 도찰원에 끌려가서 우리를
고자질하는 바람에 우리도 돈 이백 냥이나 들었다구.
뭐? 우리가 우이저 약혼을 강제로 파혼시키는 데 방조했다구?
내 참, 기가 막혀서"
"그럼 그게 아닌가요?
우이저를 억지로 우리 남편에게 붙여주려고 우이저 아버지를 찾아가서
파혼하라고 협박을 했잖아요?"
"협박은 무슨 협박. 돈 몇푼 집어주니까 오히려 그쪽에서 감지덕지해서
파혼장을 써주었지"
우씨가 손을 내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정말로 그랬는지 형님과 제가 도찰원 판관 앞에 가서 우이저 약혼자
장화를 불러놓고 삼자 대면을 해볼까요?
아니, 장화 아버지도 불러서 사자 대면을 해보아야겠군"
우씨는 도찰원이나 판관이라는 말만 들어도 심장이 두근거렸다.
글쎄, 그 일을 무마하려고 판관에게 이백 냥이나 먹였다니까.
왕아가 잘못 알고 그런 말을 한 것으로 해서 우리는 그 일에 상관없는
것으로 해놓았어. 다 끝난 일을 가지고 왜 그래?"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하는 말 아니에요?
남편이 출장중이라 이번 난리는 겪지 않았지만 출장에서 돌아오면
도찰원으로 불려갈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또 얼마나 돈이 들지 알 수 없어요.
오백 냥이 들지, 천 냥이 들지. 아니면 감옥에 가게 될지. 그러니 형님과
제가 도찰원으로 가서 따져보자구요.
이 일에 우리 남편이 주모자인가, 형님네가 주오자인가"
그러면서 금방이라도 우씨를 끌고 갈 듯이 희봉이 우씨의 옷소매를
손으로 잡아당겼다.
우씨는 기겁을 하며 희봉의 손을 뿌리치려 하였다.
"제발 도찰원으로 가자는 말은 하지 마. 거긴 싫단 말이야. 도찰원만
가지 않는다면 동생 원하는 대로 뭐든지 다 들어줄게. 제발 부탁이야"
우씨는 두 손을 비비기까지 하였다.
"그럼 좋아요.
이번에 왕아 빼내느라고 들어간 돈하고요 나중에 남편 일 무마하는
데 들어갈 돈 합해서 돈 천 냥을 형님이 내어놓으세요.
그 돈도 모자랄지 모르지만 아무튼 판관에게 돈 더 먹여 장화가
무고한 것으로 해서 오히려 장화를 혼내주겠어요"
"알았어. 돈 천 냥 마련해보지"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