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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9일자) 이양호씨 사건의 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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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직 국방장관 비리의 진위를 둘러싼 숨막힌 공방에 온통 이목이
    쏠려 한주일이 정신없이 지났다.

    장본인의 결백주장이 진실이길 바라는 일말의 기대는 무참히 무너져
    구속-여죄추궁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럴때 잠시 한탄이나 하고 이내 망각의 미로로 접어든다면 이 사회는
    언제나 그저그럴 악순환이 안끝난다.

    그중에도 경계할 것은 "별것아닌 일인데 운이 나빠 터졌을 뿐"이라는
    일종의 체념이고 숙명론이다.

    털어 먼지안날 사람 있느냐는 동정론도 된다.

    그도 그럴만큼 공직지낸 사람 치고 공돈 한푼 안받아 먹은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는 막말이 근자까지 거리낌없이 통했었다.

    문제는 시대 인식이다.

    문민정부 들어 개혁-사정 서릿발이 휘몰아친지 3년, 도깨비 방망이
    처럼 무소불위라 믿기던 금융실명제 실시 2년이 된 이제도 그런 사태를
    계속 나쁜 운 정도로 치부해도 좋은지, 진지한 성찰과 토론을 거치지
    않으면 안된다고 본다.

    게다가 한술 더떠 국회의원 재산등록마져 말썽이다.

    재산등록에서 다수 의원들의 과소신고나 신고누락이 드러나 실망을
    자아냈다.

    다행이랄까 국회 위원회의 자체조사 결과 고의성이 없다는 결론아래
    비공개 경고로 넘어갔다.

    정말 실수로 인한 신고누락이 전부였다면 더이상 다행이 없다.

    문제는 항간에 그런 말을 곧이 듣는 사람보다 믿지 않는 사람이
    더 많다는데 있다.

    바로 이세태야말로 전 국방장관의 비리문제를 논함에 뗄래야 뗄수없는
    응어리다.

    게다가 26일 국회에서 주요 공직자 자제의 군복무 기피경향이 추궁됐듯,
    복권층의 비리-부당 사례들이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고 또 그것이 사실로
    드러나는 현실자체가 문제다.

    물론 시각을 넓히면 지구상 어디도 투명하게 깨끗한 나라란 없다.

    정도의 차이가 초점이다.

    GNP의 갖가지 국가별 지표로 최근 랜드연구소의 경제자유도 측정에서
    아시아에선 홍콩 시가포르가 상위,한국은 중국 북한등과 함께 낮은
    쪽으로 나왔다.

    또 독일대학 조사 청렴도에선 뉴질랜드 북구제국이 상위, 한국은
    저순위였다.

    지표간의 제합성도 적고 판단기준 자체가 서구식이라 결함은 있다.

    그러면서도 그속엔 외면하기 힘든 일면의 진리가 들어있음을 솔직이
    시인하고 결함사정에 노력하는 것이 현명한 일 아닐까.

    최소한 OECD가입 절차가 거의 끝난 이시점에서 특히 공직자 청렴도에
    신경을 쓰는 일은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급선무다.

    물론 공직윤리의 바탕이 국민 의식수준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우리는 우리 사회의 강약점을 냉철하게 되돌아 보고 약점을 보강하지
    않으면 안될 절박한 단계에 와있다.

    특히 말이 그렇지 국방장관직이란 여느 공직자 수준에서 함부로
    포협해선 안될 중천의 자리다.

    그런 자리를거친 많은 사람들,더구나 예비역 4성장군들이 근년 덧
    없이 연달아 쇠고랑을 차는 참상을 보였으니 군대나 국방은 물론
    나라자체로 대이변이 아닐수 없다.

    최단시간 내 인사-군수면에서의 제도적 완벽을 통해 건군이래의
    취약점 불식에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그러나 근본에선 개개인의 정직도, 나라의 청렴도를 높이는 이상
    정도는 없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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