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상품시장에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이달들어 유가는 6년만의 최고치로 급등하고 있으나 곡물가격은 올해
최저치로 급락하고 있다.

올 상반기중 동반 폭등세를 탔던 두 주요원자재가격이 이렇게 대조적인
양상을 보이자 투자자들은 그 실태파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가흐름을 선도하는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가격은 이번주들어
저항선으로 인식돼온 배럴당 26달러선을 돌파했다.

브렌트유와 두바이유도 동반 상승, 배럴당 24달러 및 22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91년의 결프전이후 최고치다.

올들어서만 무려 30%이상 올랐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중인 뉴욕 다우존스주가지수의 올해 상승폭(약 19%)보다
훨씬 크다.

최근 석유시장에는 상반기의 유가상승세를 지지했을 때와 비슷한 구조적
요인들이 상존하고 있다.

수요는 늘어나고 원유비축량은 극히 적은 상태인 것.

세계적으로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데다 경기회복 등으로
석유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반면 세계최대 원유소비국인 미국의 원유재고는 1년전에 비해 1백20만배럴
적은 상태이다.

석유업계가 관리비용 절감차원에서 비축량을 줄인 결과다.

여기에 이라크북부 쿠르드족분쟁으로 인한 긴장 고조도 유가상승의 주요
요인이다.

특히 올여름으로 예정됐던 이라크의 원유수출재개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어 유가오름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같은 석유시장과는 달리 곡물시장에는 금년초와 달리 수급불안감이 크게
완화됐다.

시기적으로 수확기에 들어선데다 세계적으로 대풍작을 거둔 것.

지난 봄 곡물가격폭등세에 자극받은 각국이 파종면적을 확대했고 여름철
기상조건도 양호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2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값은 16개월만에 처음으로
4달러아래로 떨어졌다.

옥수수도 2.8달러 아래로 추락했고 콩도 6.8달러선에 머무르고 있다.

옥수수와 밀가격은 올 최고치에 비해 절반수준으로 떨어졌다.

미농무부는 올해 세계곡물생산이 지난해보다 6.9% 증가한 19억7천1백만t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세계 최대의 곡물수출국 미국에선 대풍작이 전망된다.

각 곡물의 수확예상치는 콩의 경우 미국 사상 두번째로 많은 23억5천만부셸,
옥수수는 지난해보다 22% 늘어난 90억1천만부셸이다.

밀생산은 5% 증가한 5억7천1백만t으로 추정된다.

이처럼 대풍작이 예상되자 최근 곡물시장에는 수출업자들의 과열경쟁이
빚어지고 있다.

그 결과 곡물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곡물가격의 내림세가 오래갈 것 같지는 않다.

곡물재고가 10년전 수요의 30%선에서 최근 20%로 감소해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재고부족으로 연말께부터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따라 지금의 유가 강세, 곡물가 약세 상황이 연말쯤에는 다시 유가와
곡물가의 동반강세로 바뀔 전망이다.

<유재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