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낭만속에서 육체언어의 다양함과 화려함을 만끽할 수 있는
대형 무용공연이 곳곳에서 펼쳐진다.

유니버설발레단 (단장 문훈숙)이 17~19일 리틀엔젤스예술회관에서
공연하는 "발란신과 추산고의 만남", 서울전미례재즈무용단 (단장
전미례)이 19~2일 문예회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브로드웨이꿈",
이숙재 밀물현대무용단 (대표 이숙재)이 17일 예술의전당 야외무대에서
마련하는 "뿌리깊은 나무" 등이 그것.

이들 무대는 더욱이 클래식발레와 재즈발레, 현대무용 등 서로 다른
장르를 고루 보여주게 돼 무용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발란신과 추산고의 만남"은 뉴욕시티발레단을 이끌던 전설적인 안무가
조지 발란신 (1904~1983)과 "동양의 발란신"으로 불리는 추산고 (1948~
1987)의 작품을 함께 공연하는 이색무대.

공연작은 "세레나데" "테마와 바리에이션" (안무 조지 발란신)과
"인 더 글로우 오브 더 나이트" (안무 추산고) 등 3편이다.

발란신은 "신고전주의 발레"의 창시자이자 금세기 최고의 안무가로
불리는 인물.

추산고는 싱가포르 태생으로 워싱턴발레단 아케리칸발레시어터 등
구미무대에서 명성을 쌓았다.

"세레나데"는 발란신이 미국에서 만든 첫작품으로 무대장치와 의상을
줄이고 군무와 음악반주에 중점을 뒀다.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작품.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인 더 글로우 오브 더 나이트"는 "황혼" "별빛"
"심야-여명" 등 3부로 구성된 작품.

청년기에서 장년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렀다 다시 새생명이 탄생하는
과정을 하룻밤의 흐름에 비유하고 있다.

17~18일 오후 7시30분, 19일 오후 3시30분 7시30분. 문의 452-0035.

"브로드웨이꿈"은 재즈발레로 무용의 대중화에 앞장서온 서울
전미례재즈무용단의 창단 10주년 기념 무대.

공연작은 그동안의 발표작중 대표작으로 꼽힌 "사막의 꿈" "파이팅 서울"
"생명의 땅" 등 15편.

신관웅재즈그룹이 록큰롤 블루스 현대음악이 어우러지는 음악반주를
맡는다.

19일 첫무대는 장애자를 위한 무료 공연으로 꾸미고, 26~27일엔
과천시민회관에서 공연한다.

문의 512-3547.

"뿌리깊은 나무" (안무 이숙재)는 예술의전당이 주관하는 "문자의
세계전" 개막 공연으로 한글의 아름다움과 창제정신을 현대적인 춤사위에
담아낸다.

이상봉 (예술의전당 무대기술부장) 김동중 (연출가)씨가 조명과
무대감독을 맡고, 배혜령 유정재 김은희 이해준씨 등 15명이 출연한다.

문의 578-6810.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