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신도시] (6) 영국 밀턴케인스 .. '자족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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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백년된 가옥과 첨단주택", "울창한 녹지대와 3천여개의 공장".
영국 밀턴케인스(Milton Keynes)는 전통과 첨단, 주거와 산업이 어울어진
자족신도시의 전형으로 꼽힌다.
특히 이도시는 바둑판 모양의 독특한 도로망(Grid system)을 구축,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없는 교통천국을 빚어내고 있다.
영국 버킹검주 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밀턴케인스 신도시는 런던과
수도권인 버킹검주 남부지역의 인구를 분산시키기위해 계획됐다.
이곳이 우리의 경부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M1고속도로와 붙어있고 런던과
영국 제2의 도시인 버밍햄의 중간에 위치, 두 도시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다는 입지여건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정부는 67년 밀턴케인스개발공사를 설립하고 3년의 계획수립기간을
거친뒤 토지매입 기반시설조성 등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한다.
밀턴케인스는 그러나 지난 40-50년대 개발된 런던 주변의 신도시와는
처음부터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할로우 해트필드 등 런던과 거의 접해있는 신도시들의 대부분이 마을의
전통을 허물고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반성에서 개발계획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주거 직장 레저 교육시설을 골고루 갖춘 자족기능의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첫 방안은 전체면적(2천6백70만평)의 12%에 달하는 3백18만평을
산업지역으로 설정한 것.
70년대 이후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진출기업도 급속히 늘어나 지금은
3천여개의 기업 및 공장이 이곳에 입주, 활동중이다.
이가운데 3백여개는 미국 일본 독일 등 30여개 국가의 대기업들이다.
지금까지 이들 기업으로부터 30억파운드의 민간자본이 들어왔으며
최근들어 매년 4억파운드의 돈이 투자되고있다고 롭팀슨CNT(신도시위원회)
이사는 밝혔다.
이에따라 당초 3만명에 불과하던 거주인구가 16만5천명으로 늘어났으며
일자리수도 9만7천여개로 급증했다.
외곽지역에 살면서 밀턴케인스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2만명에 달하고 있다.
공장과 회사가 대거 자리잡고 있다해서 밀턴케인스를 우리의 공단지역
쯤으로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산업지역을 신도시 전역으로 분산시킴과 동시에 녹지를 이용, 주거지역과
분리하고 있어 말끔한 대학캠퍼스의 느낌을 준다.
또 업종을 전자 컴퓨터 물류 금융 등 비공해산업 중심으로 유치하고
공해물질 배출기준을 엄격히 적용, 공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밀턴케인스로 진입하면 넓직한 도로와 도로옆 10여m
뒤로 물러서 있는 높다란 나무들만 보일뿐 공장은 물론 주택들도 쉽게 눈에
띄지않는다.
이는 교통소음 및 매연을 막고 도로에서 집내부가 바로 보이는 일종의
사생활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롭팀슨이사를 설명했다.
또 도로변에 많은 공간을 남겨둔 것은 앞으로 추가 개발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이와관련, 밀턴케인스에는 독특한 건축기준이 있다.
건축물 높이가 나무보다는 낮아야 한다는게 그것이다.
6층까지 허용된 일부 중심지역(CMK)을 제외하고는 3층으로 층고가 제한돼
있다.
주택은 이같은 기준이 적용돼 3층 공동주택도 일부 있지만 총 7만5천여가구
중 90%이상이 1-2층 단독주택이다.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주택이 하나의 블록에 골고루 건설되고 있는데
이는 빈민층 주거지역의 슬럼화를 방지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주택건설을 비롯한 밀턴케인스의 모든 개발과정에는 옛것을 되살린다는
온고지신의 원칙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
개발이전 이지역의 13개 마을(이중 하나가 밀턴케인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수백년된 주택중 일부는 보수를 거쳐 고급 음식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개발이전의 숲이나 녹지도 전혀 훼손되지 않은채 전체 조경의
한부분으로 흡수됐다.
특히 녹지와 조경은 신도시 관리의 핵심분야로 꼽히고 있다.
밀턴케인스는 공원관리위원회를 독립기구로 설치, 매년 1백10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심고있으며 이결과 신도시 전체에 1천4백만그루의 나무가
숲이나 녹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산업시설 및 주택 상업시설 등의 분산.균형개발을 유도하고
막힘없는 교통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은 도시전체를 분할하고 있는 바둑판형
도로망이다.
이 도로시스템은 10개의 가로 길과 11개의 세로 길을 교차시켜 개발
단위공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고 목적지로 향하는 선택폭을 크게
늘려놨다.
또 인도와 차도를 분리, 주민과 자동차가 처음부터 만나지않게 설계됐다.
인도가 차도와 부득이하게 접할때는 빨간 벽돌이 깔린 인도(적도)의
끝부분에 노란색 기둥을 세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교육시설로는 5-8살까지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 주택으로부터 5백m,
중등학교는 1km안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레저 및 스포츠시설,
극장 등 다양한 교육보조시설을 학생과 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런던에서 버밍햄까지 이어지는 운하와 인공호수를 이용한 수상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고 집과 붙어 있는 골프장을 비롯해 크리켓 하키 보링 등을
쉽게 즐길 수 있다.
한편 밀턴케인스는 빗물로 만들어지는 인공호수의 오염방지를 위해 기존의
하천 및 운하와 연결, 호수물을 순환시키고 있다.
밀턴케인스 개발공사로부터 92년 개발권한을 넘겨받은 영국 신도시위원회
(CNT, 신도시법에 의해 영국내 19개 신도시를 관리중)는 앞으로 10여년간
기업유치 등 개발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며 총 8만가구의 주택과 20만명의
인구를 목표로하고 있다.
베드타운에서 탈피하기위한 산업시설 유치방안과 이로인한 오염 차단방법,
장기적인 녹지확보 및 교통분산전략 등은 베드타운 신도시의 부작용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
영국 밀턴케인스(Milton Keynes)는 전통과 첨단, 주거와 산업이 어울어진
자족신도시의 전형으로 꼽힌다.
특히 이도시는 바둑판 모양의 독특한 도로망(Grid system)을 구축,
횡단보도와 신호등이 없는 교통천국을 빚어내고 있다.
영국 버킹검주 북부에 자리잡고 있는 밀턴케인스 신도시는 런던과
수도권인 버킹검주 남부지역의 인구를 분산시키기위해 계획됐다.
이곳이 우리의 경부고속도로 역할을 하는 M1고속도로와 붙어있고 런던과
영국 제2의 도시인 버밍햄의 중간에 위치, 두 도시에서 불과 1시간 거리에
있다는 입지여건이 크게 작용했다.
영국정부는 67년 밀턴케인스개발공사를 설립하고 3년의 계획수립기간을
거친뒤 토지매입 기반시설조성 등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한다.
밀턴케인스는 그러나 지난 40-50년대 개발된 런던 주변의 신도시와는
처음부터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할로우 해트필드 등 런던과 거의 접해있는 신도시들의 대부분이 마을의
전통을 허물고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전락했다는 반성에서 개발계획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주거 직장 레저 교육시설을 골고루 갖춘 자족기능의 신도시로 개발하기
위한 첫 방안은 전체면적(2천6백70만평)의 12%에 달하는 3백18만평을
산업지역으로 설정한 것.
70년대 이후 개발속도가 빨라지면서 진출기업도 급속히 늘어나 지금은
3천여개의 기업 및 공장이 이곳에 입주, 활동중이다.
이가운데 3백여개는 미국 일본 독일 등 30여개 국가의 대기업들이다.
지금까지 이들 기업으로부터 30억파운드의 민간자본이 들어왔으며
최근들어 매년 4억파운드의 돈이 투자되고있다고 롭팀슨CNT(신도시위원회)
이사는 밝혔다.
이에따라 당초 3만명에 불과하던 거주인구가 16만5천명으로 늘어났으며
일자리수도 9만7천여개로 급증했다.
외곽지역에 살면서 밀턴케인스로 출근하는 직장인도 2만명에 달하고 있다.
공장과 회사가 대거 자리잡고 있다해서 밀턴케인스를 우리의 공단지역
쯤으로 생각했다간 큰 오산이다.
산업지역을 신도시 전역으로 분산시킴과 동시에 녹지를 이용, 주거지역과
분리하고 있어 말끔한 대학캠퍼스의 느낌을 준다.
또 업종을 전자 컴퓨터 물류 금융 등 비공해산업 중심으로 유치하고
공해물질 배출기준을 엄격히 적용, 공해를 사전에 차단하고 있다.
실제로 고속도로에서 밀턴케인스로 진입하면 넓직한 도로와 도로옆 10여m
뒤로 물러서 있는 높다란 나무들만 보일뿐 공장은 물론 주택들도 쉽게 눈에
띄지않는다.
이는 교통소음 및 매연을 막고 도로에서 집내부가 바로 보이는 일종의
사생활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롭팀슨이사를 설명했다.
또 도로변에 많은 공간을 남겨둔 것은 앞으로 추가 개발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이와관련, 밀턴케인스에는 독특한 건축기준이 있다.
건축물 높이가 나무보다는 낮아야 한다는게 그것이다.
6층까지 허용된 일부 중심지역(CMK)을 제외하고는 3층으로 층고가 제한돼
있다.
주택은 이같은 기준이 적용돼 3층 공동주택도 일부 있지만 총 7만5천여가구
중 90%이상이 1-2층 단독주택이다.
다양한 형태와 가격대의 주택이 하나의 블록에 골고루 건설되고 있는데
이는 빈민층 주거지역의 슬럼화를 방지하고 공동체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다.
주택건설을 비롯한 밀턴케인스의 모든 개발과정에는 옛것을 되살린다는
온고지신의 원칙이 깊게 작용하고 있다.
개발이전 이지역의 13개 마을(이중 하나가 밀턴케인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수백년된 주택중 일부는 보수를 거쳐 고급 음식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 개발이전의 숲이나 녹지도 전혀 훼손되지 않은채 전체 조경의
한부분으로 흡수됐다.
특히 녹지와 조경은 신도시 관리의 핵심분야로 꼽히고 있다.
밀턴케인스는 공원관리위원회를 독립기구로 설치, 매년 1백10그루의
나무를 추가로 심고있으며 이결과 신도시 전체에 1천4백만그루의 나무가
숲이나 녹지를 조성하고 있다.
이같은 산업시설 및 주택 상업시설 등의 분산.균형개발을 유도하고
막힘없는 교통여건을 조성해주는 것은 도시전체를 분할하고 있는 바둑판형
도로망이다.
이 도로시스템은 10개의 가로 길과 11개의 세로 길을 교차시켜 개발
단위공간을 자연스럽게 만들어내고 목적지로 향하는 선택폭을 크게
늘려놨다.
또 인도와 차도를 분리, 주민과 자동차가 처음부터 만나지않게 설계됐다.
인도가 차도와 부득이하게 접할때는 빨간 벽돌이 깔린 인도(적도)의
끝부분에 노란색 기둥을 세워 주의를 환기시키고 있다.
교육시설로는 5-8살까지 다니는 초등학교의 경우 주택으로부터 5백m,
중등학교는 1km안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고 레저 및 스포츠시설,
극장 등 다양한 교육보조시설을 학생과 주민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런던에서 버밍햄까지 이어지는 운하와 인공호수를 이용한 수상스포츠가
인기를 끌고 있고 집과 붙어 있는 골프장을 비롯해 크리켓 하키 보링 등을
쉽게 즐길 수 있다.
한편 밀턴케인스는 빗물로 만들어지는 인공호수의 오염방지를 위해 기존의
하천 및 운하와 연결, 호수물을 순환시키고 있다.
밀턴케인스 개발공사로부터 92년 개발권한을 넘겨받은 영국 신도시위원회
(CNT, 신도시법에 의해 영국내 19개 신도시를 관리중)는 앞으로 10여년간
기업유치 등 개발사업을 계속할 예정이며 총 8만가구의 주택과 20만명의
인구를 목표로하고 있다.
베드타운에서 탈피하기위한 산업시설 유치방안과 이로인한 오염 차단방법,
장기적인 녹지확보 및 교통분산전략 등은 베드타운 신도시의 부작용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우리의 상황에서 관심을 가져야할 부분이다.
< 김철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