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그룹이 성업공사에 매각을 의뢰한 연합물산이 노른자위땅을 소유하고
있음에도 팔리지 않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1년 5.8조치때 비업무용으로 성업공사에 매각
의뢰됐던 연합물산은 지난달 27일 10차 공매에 부쳐졌으나 유찰됐다.

일년에 한두번 입찰에 부쳐지고 있는 이 회사의 한일그룹지분 55%(한일합섬
15% 국제상사 40%)는 감정가격(683억7,110만원)의 절반선인 358억9,500만원
에 공매가 실시됐으나 응찰자가 없었다.

연합물산이 팔리지 않고있는 것은 공매로 나온 지분 55%를 구입하더라도
노른자위 자산인 본사 사옥터를 재개발하기 힘든 때문이다.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입구의 본사 부지 841평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주주총회의 특별결의가 필요하나 개인주주 권철현씨가 45%의 지분을 갖고
있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말 현재 연합물산의 자산은 270억원 부채는 157억원으로
순자산은 113억원(자본금 10억원)이다.

하지만 본사 토지의 공시지가가 평당 1억원대여서 실제가치는 1,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연합물산은 원래 해체된 국제그룹의 계열사로 연합철강의 수출창구역할을
했으나 국제그룹 해체때 연합철강(동국제강인수)과 별개로 한일그룹으로
넘어와 매출은 줄고 부동산가격만 높은 자산주로 변신했다.

그러다가 91년 5.8조치때 부동산임대수입이 부동산가액의 7%에 미달,
법인으로는 유일하게 비업무용 판정을 받아 성업공사에 넘어갔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