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우루과이라운드에 이어 세계무역기구체제의 환경오염에
대한 무역규제가 가해지는 등 환경과 관련한 국제적 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입으로 환경에 대한 규제가 더 한층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경쟁력의 핵심요소로 환경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우리나라 환경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정종택 환경부장관을 만나 각종
국제환경 규제강화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 환경산업의 발전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그린라운드 등 국제적인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은.

"선진국들이 지구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무역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으나
사실상 자국 산업보호를 위해 이들 규제가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그린라운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환경기술수준을 갖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환경보호란 대의를 바탕으로 자국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향후 환경목적의 규제가 개별국가 차원에서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대내적으로 국민의 의식수준을 높이고 환경정책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며 기술개발을 촉진시켜야 한다"

-OECD 가입에 따른 환경규정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은.

"OECD 환경규정은 우리나라의 환경정책방향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어
우리가 이를 수용하는 데는 별 문제가 없다.

다만 이 가운데 유해화학물질과 폐기물 관리분야 등 12개규정은 선진화된
규정으로 기존 우리나라제도의 단계적 개선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는 화학물질 독성 측정의 질을 높이고 폐기물의 국가간 이동을
엄격히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환경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은.

"지난해말 현재 환경산업체는 환경오염방지 시설업체 등 17개업종에
1만1,600여 업체가 있으나 우리나라 산업체 대부분은 영세업체로 기술수준이
낮고 전문인력도 부족하다.

정부는 환경산업 기반조성을 위해 하수종말처리장 등 공공기초시설 확대,
선진국 수준으로 환경규제기준 강화,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 활성화 등
경제적 유인책을 통해 민간부문의 환경시장 수요를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2000년이 되면 세계환경산업은 6,000억달러의 거대한 규모로 성장하게
되는 만큼 이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확대하고 환경기술정보
안내체계 등을 구축해 나가겠다"

-국무회의나 경제부처장관 회의때 아직도 환경논리가 개발논리의 뒤로
밀리고 있다고 보는데 장관의 견해는.

"지난 30년동안 부존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경제개발과 공업화만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러다보니 국토가 오염되고 생활환경이 악화됐지만 이에 대한 적절한
처방과 개선에 소홀히 대응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늘어났다.

정부가 모든 정책에서 환경을 우선 고려한다는 원칙도 천명한 바 있다.

또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부처간의 협조도 긴밀해졌다"

-환경친화기업 지정제도가 시행되고 있는데 참여기업 대부분이 대기업과
제조업에만 국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에 대한 개선방안은.

"중소기업의 참여확대를 위해 환경개선 투자에 소요되는 금융 지원및
신기술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행 대기업과 제조업위주의 환경친화 기업제도를 건설업과 유통업 등
서비스업에까지 확대할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마련해 나가겠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되면서 자치단체들이 경쟁적으로 개발사업을 벌여
환경파괴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지자제 실시에 따라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재정 확충을 위해 일부지역
에서 개발 붐이 일어남에 따라 환경훼손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정부는 환경보전과 개발을 조화할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 보전이
필요한 지역은 최대한 보전토록 하고 개발이 필요한 지역은 환경친화적으로
개발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또 환경영향평가, 국토이용계획 변경협의 등을 통해 미리 각종 개발사업
시행으로 초래되는 환경상 악영향을 충분히 검토, 그 대안을 마련하겠다"

< 김남국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