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산업 개방에 따른 국내 보험업계의 위기의식은 상당하다.

선진보험기법과 다양한 상품구성 등에서 국내 보험사 수준을 압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보험영업의 근간을 이루는 보험영업조직 등에서 국내 보험업계가
탄탄한 뿌리를 바탕으로 우위를 보이고 있어 한편으론 위안을 삼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 처음 외국의 보험사가 상륙한 것은 지난 68년4월 미국의 대형
손보사인 AHA(아메리칸 홈 인슈런스)사.

AHA사를 필두로 같은해 시그나사가 한국에 진출했다.

이후 지난 80년대말 자본시장이 부분개방되면서 외국의 유력 생명보험사
들이 한국보험시장에 진출, 외국보험사와 국내 보험사간에 같은 고객을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됐다.

이때 한국에 지점이나 현지법인 형태로 들어온 생보사로는 미국의 라이나
알리코 푸르덴샬을 비롯 네덜란드생명 프랑스생명 등이다.

또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등의 유명 보험사와 국내 기업체간에
합작형태로 한국시장에 상륙한 동양베네피트(현 동양생명) 고려씨엠
코오롱메트 삼신올스테이트 영풍매뉴 고합뉴욕 동부생명 등 7개사다.

96년8월말 현재 국내에 진출해 영업중인 외국보험사는 생.손보사 및
합작사를 포함해 모두 15개사다다.

이들 외국보험사의 95사업연도(95년4월~96년3월) 영업실적을 보면 총
2조1,800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시장점유율로는 국내 보험시장의 4.72%를 차지했다.

시장점유율이 큰 폭은 아니지만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회사별 실적은 합작생보사인 동양생명이 9,358억원으로 단연 1위를
차지했다.

동양생명은 대주주인 동양그룹과 미국의 베네피트생명간의 합작지분비율이
9대1이어서 순수한 합작사로 보기 어렵다.

순수외국사로는 네덜란드 생명보험사가 95사업연도 435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일부에선 외국 보험사의 국내보험시장 잠식률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은
어렵다는 전망도 한다.

가가호호방문을 하는 한국 가계보험시장을 뚫기 위해선 모집조직이
탄탄해야 하는데 외국 보험사의 조직확대가 단시일내에 어려울 것이란
분석에서다.

또 우리나라의 기업보험 계약은 대부분 대기업 소속 계열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외국 손보사들이 스타트 라인에서 경쟁에 참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97년4월 브로커시장 개방을 앞두고 벌써 8개의 외국 브로커회사가
한국에 진출해 있는 등 "황금같은 한국보험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외국보험사의 전략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국내.외국보험사간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 정구학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