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성장도 물가도 경상수지도 이미 우려할 수준을 넘어섰다.

수출이 망가지고 기업의 채산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그런데도 값비싼 외제품은 날개돋힌듯 팔린다.

물가도 금리도 높기만 하다.

임금상승률은 노동생산성을 웃돈다.

사회간접자본도 빈약하기 그지없다.

이런 마당에 정부규제는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이러니 기업이 의욕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제 웬만한 기업들은 해외로 속속 빠져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더이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일각에서 산업공동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따지고보면 국내의 고비용구조를 타파할 뾰족한 대책이 단기적으로 없다는
점 때문이다.

고임금의 실태를 일본 대만 등 주요 경쟁국과 비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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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로자의 임금은 절대금액면에서 볼때 선진국수준에는
못미치지만 대만 싱가포르등 경쟁국에 비해서는 높은 게 사실이다.

특히 임금인상률이 매년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웃돌고 있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94년 제조업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수준은 1,273달러로 소득수준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대만(1,165달러) 싱가포르(1,240달러)의 임금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연평균임금(94년 기준)을 1인당 국민소득(GNP)으로 나눈 값은 우리나라가
1.80으로 일본(1.19) 대만(1.20) 싱가포르(0.89)보다 훨씬 높다.

이는 국민총생산(GNP)에서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명목임금 증가율에서 노동생산성 증가율을 뺀 단위노동비용 증가율
(제조업기준)도 우리나라가 경쟁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지난 88년을 100으로 할때 우리나라의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90년
127.1을 기록, 싱가포르(115.3) 대만(110.4) 일본(100.0)을 크게
앞질렀다.

문제는 이러한 추세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데 있다.

우리나라는 92년과 94년에도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이 각각 140.9와
153.3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싱가포르는 92년 129.7에서 94년에는 121.6으로 하강세를 보였으며
대만과 일본은 94년 각각 125.7과 111.3에 머물러 우리나라와는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이와함께 최근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90년이후 한국의 임금상승
폭이 주요 경쟁국중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0년 임금을 100으로 계산한 각국별 임금지수 비교에서 한국의
지난해 평균 임금지수는 190.3이었다.

지난 5년간 임금이 90%가량 인상됐음을 의미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