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강원도 강릉해안으로 침투한 무장공비에 의한 민간인
희생자가 발생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에서 버섯채취에 나섰던 주민
김용수(45).이영모씨(54)와 같은 마을에서 요양중인 것으로 알려진
정우교씨(69.여.대구 광역시 중구 대봉동 590-233 13통3반) 3명이 피살된
채 발견됐다.

주민들의 신고에 따라 이날 오전부터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
일대에서 정밀수색을 펼친 군수색대는 이날 오후 2시50분께 탑동리
속칭 재미재 (해발 9백80m)로부터 7백여m 떨어진 곳에서 김씨와 이씨가
총상을 입고 숨져있는 것을 발견했으며 오후 4시5분께는 이들로부터
3백여m 떨어진 지점에서 정씨가 머리를 둔기로 맞고 목이 졸린 채
숨져있는 것을 찾아냈다.

이로써 지난달 18일 이후 무장공비 소탕작전과 관련해 숨진 사람은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모두 11명으로 늘어났다.

이날 군수색대에 의해 발견된 김씨와 이씨,정씨의 사체는 갈대로
교묘하게 위장돼 있었으며 사체 주변에는 제조번호가 없는 M16 탄피가
흩어져 있어 군은 오대산일대에 대한 집중수색을 벌이고 있다.

김씨 등이 숨진 채 발견된 지점은 오대산국립공원 인근이며 칠성산~
발왕산~계방산으로 이어지는 태백산맥 등줄기로 지난 68년 울진,
삼척지구에 침투한 무장공비들이 만행을 저질렀던 이승복생가가 불과
7~8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공비들이 도주로로 이용할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더욱이 이곳은 지난달 28일 부함장 류림(39)이 사살된 성산면 보광리와
30일 기관장 만일준(48)이 사살된 강릉시 왕산면 목계리에서 서북쪽으로
직선거리 30~40km 정도 떨어진 곳이어서 지난달 18일 강릉해안으로
침투한 무장공비들은 칠성산과 대관령을 거쳐 오대산 줄기까지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군은 전국체전으로 해제했던 양양군과 강릉시 주문진읍의
야간 통행금지를 이날부터 오후 10시에서 다음날 오전 6시까지 다시
실시하기로 했으며 평창군의 경우 진부읍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그리고 용평면과 도암면은 오후 8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통금을 각각 실시하고 있다.

군수색대는 육군 00사단 병력을 투입, 퇴주로를 차단하고 진부면
상진부리 마을입구부터 모든 외지차량의 통행을 통제하고 있으며
탑동리까지 2개의 임시 검문소를설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군 합동보도본부는 아군의 오인사격에 의한 사고가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주민들이 총성을 들었다는 시점에 탑동리 일대에서는 아군의 작전이
전혀 없었다"며 "이날 소행은 도주한 2명의 정찰조에 의해 이뤄진 것"
이라고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