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현대그룹으로부터 국민투신 주식을 매입한 증권사중 일부가 반기
결산일 전후에 국투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평가손실을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초 현대그룹으로부터 국민투자신탁 주식을
매입했던 7개 증권사중 대우 서울 장은증권 등 3개사는 반기 결산직전인
지난 9월말 국민투신주식을 계열사 등에 매각했다가 10월초 다시 사들이는
방식으로 300여억원의 평가손실을 누락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증권의 경우 지난달 24일 국민투신 주식 66만주를 모회사인 대림산업에
주당 1만8천원에 넘겼다가 반기결산일(9월말)이 지난 뒤인 이달초에 이를
같은 가격에 되돌려 받았다.

서울증권은 이에 따라 평가손실로 계상해야할 118억원을 누락시켜 이익을
그만큼 부풀리게 됐다.

대우증권과 장은증권도 지난달말 국투 주식 53만주와 40만주를 중앙종금에
팔았다가 10월초에 다시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 인해 대우증권과 장은증권은 반기에 반영해야할 국민투자신탁 주식의
평가손실 각각 95억원 72억원을 반영하지 않아 이익을 그만큼 과대계상
하게 됐다.

이에 반해 동원 동서 부국 유화증권 등은 국민투자신탁 주식을 그대로
보유, 120억~220억원의 평가손실을 반영하고 있다.

증권계 관계자들은 "국민투자신탁이 자본잠식상태여서 매입가격전액을
평가손실로 처리해야 하나 결산시점 직전에 다른 회사에 넘겼다가 되사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손실을 그만큼 줄이고 있다"면서 일종의 분식 결산이라고
지적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