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는 환영할만한 일이다"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2일의 달러화 급상승이 화이트헤드 뉴욕 연방은행장의
이같은 발언에 자극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화이트헤드의 이 한마디는 "금융당국이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물론 이날 화이트해드 총재의 발언이 달러상승의 본질적 결정요인은
아니었다.

지난 8월이후 상승국면을 지속하고 있는 달러상승배경은 크게 2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미.일금리차 <>선진국의 달러강세 지지가 그것이다.

우선 미.일금리차는 양국의 경제상황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경제에는 "호조"를 지나 "과열"로 치닫고 있다.

실업률은 5.1%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까지 내려갔다.

임금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기업들의 수익도 높은 편이고주식및 채권등 자본시장도 활황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진다.

인플레이션이 높아지면 정부는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테고 결국 다른
나라와의 금리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투자자금은 높은 수익율을 좇아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몰려들게
마련이다.

따라서 미국의 고금리는 투자자들의 달러수요를 증가시켜 결국 달러화
상승을 낳는다.

반면 올해들어 시작됐다는 일본경제 회복세는 좀체로 본격적인 스피드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각종 지표로 감지되는 숫자경제는 "파란불"이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피부
경제는 여전히 "빨간불"이라는게 일본경제를 아는 전문가들의 평가다.

이런 상황을 반영,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과 일본에게 각각 다른
권고를 하고 있다.

미국은 금리(재할인율 5%)를 올리고 일본은 현행 저금리(재할인율 0.5%)를
그대로 둬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 선진국의 거듭된 달러강세 지지발언은 달러를 사들이는 투자자들에게
안락한 수비벽을 제공하고 있다.

"달러강세는 미국의 이익에 부합된다"(로버트루빈 미재무장관)

"미국의 든든한 경제는 당분간 달러강세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세계각국이
모두 환영하는 일이다"(한스 티트마이어 독중앙은행총재)

"현재 달러수준에 만족한다"(구보 와타루 일대장상).

선진 7개국(G7) 회담에서도 달러강세 지지발언을 서슴치 않던 이들이지만
요즈음 들어서는 잇달아 확인발언까지 덧붙이고 있다.

그렇다면 달러은 어디까지 상승할까.

그동안 "달러당 1백엔 전후10%가 적정선"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그 이상이 되면 미국기업들의수출경쟁력에도 문제가 생기고 점차 수입시장
의 문호를 넓히고 있는 일본편에서도 수입가 상승요인이 발생, 양쪽 경제
모두에게 좋을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1백엔의 플러스 10%선인 1백10엔을 넘어서서도 달러화 상승은
멈추지 않고 있다.

더욱이 미.일 어느쪽도 시장개입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미국의 경제상황을 고려할때 현행수준의 달러고정도는 충분히 흡수할수
있다는 양국의 자신감이 짙게 깔려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달러상승국면은 최소한 연말까지는 갈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달러화 가치의 정점에 대해서는 1백13.3엔(일본종합연구소), 1백15엔
(후지쓰은행)등 각양각색이지만 1백20엔을 넘으리란 예측은 찾아보기 힘들다.

화이트헤드 총재가 달러가치 상승은 환영할만 하지만 엔화에 대한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날 발언도 달러화가 천정부지로 올라가진 않으리란 시장
전문가들의 예측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

< 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