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3일째인 20일 본격적인 성어기를 맞고 있는 동해안 오징어잡이와
송이채취가 무장공비 침투로 전면 중단돼 해당지역 주민들이 생계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오징어잡이의 경우 무장공비가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매일
1백50여척의어선이 조업에 나서 평균 3백여t의 어획고를 올렸는데
무장공비가 침투한 지난 18부터 조업을 못해 하루 8억여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또 품질이 전국 최고로 평가받고 있는 양양지역 송이도 주생산지인
서면과현남면, 현북면 등 전지역이 군 작전지역 내에 있어 주민들이 산에
오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도주 공비를 추적중인 군당국은 생포된 이광수가 침투인원과 관련,
처음에는 20명이라고 했다가 다시 25명, 26명으로 거듭 번복하고 있어
작전에 혼선을 거듭하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

군은 이에따라 잠수함이 인양되는 데로 내부구조를 면밀히 조사해 이의
진술이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는지 여부를 파악하기로 하고 일단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작전을 편다는 방침아래 일단 26명을 색출 목표로 정했다.

또한 침투목적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민방위훈련 상황점검이라고 했다가
강릉비행장 정탐이라고 말을 바꿔 이광수의 정확한 의도파악에 주력.

<>."강릉에서는 허름한 청바지에 T셔츠를 입지 맙시다"

강릉시 일원에서는 시민들이 무장공비들의 전형적인 복장인 청바지와
T셔츠를 입지말라는 요주의 사항이 한창 나돌고 있다.

이같은 옷차림에 덥수룩한 행색으로 강릉시내를 돌아다니다가는
시민들로부터 수상쩍은 눈초리를 받기 일쑤다.

실제로 이날 오전 11시30분께는 잠수함이 좌초된 해안근처에서 청바지와
반팔 T셔츠를 입고 경남 거제에서 잠수함을 구경하려온 김모씨 (23.무직)가
공비로 오인받아 경찰로부터 검문 검색을 받기도.

<>.합참은 이날 오후 좌초된 북한 잠수함에서 나온 무장공비들의 충성
맹세문 원본을 투명비닐로 포장해 공개.

"최고사령관 동지의 충성 전사들인 우리 미더운 전투원 동지들은..."으로
시작되는 이 맹세문은 16절지 크기보다 약간 작은 흰종이로 글귀가
파란색볼펜으로 앞뒷면에 빽빽이 적혀있었고 무장공비들이 돌려가며
읽었기 때문인지 많이 해어진 상태.

내용은 "장군님의 명령을 피끓는 가슴마다에 받아 안고" "절대로 죽지
않고 살아서 승리의 보고를" 등 결연한 용어로 가득차 있어 이번 작전에
임하는 무장공비들의 마음자세를 반영.

<>.군수색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가로 20cm 세로 8cm 규격의
선무전단 7만장을 제작, 무장공비 잔당이 은닉 또는 도주하고 있는 곳으로
예상되는 강릉시 강동면 일대에 육군헬기 2대를 동원해 살포.

이 선무전단은 "투항해 생명의 안전과 행복한 삶을 찾으라"는 내용이며
무장공비 식별 및 신고요령 등 주민들의 협조를 구하는 전단 1만장도
제작해 함께 공중 살포.

<>.이날 새벽 2시12분께 강릉시 강동면 임곡리에서 산발적인 총성이
울린 데 이어 2시22분께는 인근 해안 마을인 대포동 주변에서 또다시
총소리가 나는 등 긴박한 상황이 전개.

새벽 2시 5분께는 북한 잠수함이 좌초된 강동면 안인진리 한전아파트뒤
마을야산에서 "드르륵 드르륵"하는 기관단총 소리가 산발적으로 10여분간
계속.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