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은 우리의 주식으로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식량이다.

그래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정시 식량안보론을 외치면서 다른 어떠한
것과도 양보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실제 우리는 식량의 궁핍으로 쓰라린 경험을 했다.

일제말엽에 식량배급의 중단으로 가축사료로 사용하는 껄죽껄죽한 보리겨를
먹었던 일이 있고, 6.25민족상쟁시에는 호박죽으로 연명하였던 일들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식량증산에는 품종개량, 병충해방제, 원활한 관개시설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5.16이후 증산을 최우선 국가시책으로 정하고 품종개발에 주력한 결과
서울대 농대의 허문희박사가 필리핀의 미작시험소에서 실험하여 기적의
볍씨라는 통일벼를 개발, 획기적인 증수를 이루었다.

도열병과 이화명충은 새 농약을 개발하고 기동력있는 방제기구로 균과
해충을 박멸할 수 있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대규모의 댐을 축조하고 저수지의 농업용수를 적기에
공급할수 있게 되는등 관개시설도 상당히 진척되었다.

이리하여 이제는 쌀을 자급 자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정량을 비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얼마전 TV뉴스에 북한의 기후조건과 흡사한 강원도 철원지방에서,
북한에서도 다수확을 할 수 있는 볍씨 품종개발과 옥수수 시험재배를 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다.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선 쌀을 보내는 것도 응급조치는 될지언정
미래를 내다볼땐 근원적 해결방법은 될수 없는 것이다.

우리의 농업기술은 북한의 쌀 생산량을 늘려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렇다면 북한 벼에 대한 연구성과 등을 통일후까지 미룰 것이 아니라
정부차원에서 북한과의 접촉을 통해 바로 지금 북한에 가르쳐 주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멀지않은 장래에 남북한 동포 모두가 양질의 쌀로 자급자족하며 살아 볼
날을 기대해 본다.

조성현 < 전 안성군수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