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뱃속에서 라이브음악을"

서울 명륜동 성균관대학교의 정문을 향해 올라가다 보면 70년대풍의
낭만이 넘치는 이색카페 "고래뱃속에서"를 만난다.

고래뱃속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벽화를 비롯해 고래 이빨모양의 문고리와
고래창자및 갈비뼈를 상징하는 실내 환기통 등에서 이 카페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느낄수 있다.

카페 주인인 윤수원씨는 소설가 최수철씨의 동명소설에서 이름을 따온
이 카페가 척박한 현대사회에서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순수한 사람들의
안식처라고 들려줬다.

종업원과 라이브가수들이 모두 주인과 뜻을 같이하는 자원봉사자들이라는
사실이 이 카페 주인의 좋은 인간성을 대변한다.

매일 저녁 7시부터 10시까지 고래가 집어삼킨 포경선 위에서 펼쳐지는
아마추어가수들의 공연이 카페의 분위기를 더한다.

이따금 대학 영화동아리들이 제작한 16mm 영화도 무료 상영한다.

전시공간이 필요한 모든 예술가들에게 무료로 열린공간을 마련해준다는
취지아래 사진및 의상 전시회 등도 기획하고 있다.

연회비 5,000원을 내면 이 카페의 회원이 될수 있다.

회원들은 영화상영 등 각종 행사일정을 알려주는 우편물을 받아 보고
회원들의 정기모임에도 참가, 다양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기회도 가질
수 있다.

대학입구에 위치하고 있지만 학생들보다는 오히려 대학시절의 낭만을
느껴보려는 30대 직장인들의 발길이 잦다고 주인은 들려준다.

구색을 갖춘 국산및 외제 맥주가 3,000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제공된다.

주인의 고향인 마산에서 직접 올라오는 쥐포는 이 집의 최고 인기 메뉴다.

특히 한적한 낮에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에게 앙증맞은 잔에 담은 커피를
무료로 무한정 제공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0시에서 밤 12시까지.

765-8396.

< 유병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