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가덕신항 광양항등 신항만 건설계획이 해운업계의 선박 대형화
추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신항만이 완공되더라도 대형컨테이너선은
접안이 불가능해지는등 항만시설이 무용지물이 될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해운산업연구원(KMI)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현재
세계최대의 컨테이너선인 덴마크 머스크사의 6천TEU급 레지나머스크호를
기준으로해 가덕신항과 광양항을 수심 15m의 항만으로 건설키로 하고 98
년부터 준설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는 레지나머스크호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6천개를 적재했을 경우
물에 잠기는 배높이인 흘수(흘수)가 14m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KMI와 업계는 그러나 원가절감등을 위한 대형선투입추세로 미뤄
신항만이 완공되는 2011년이면 흘수가 15.2m인 8천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국제정기선 항로에 운항할 가능성이 높아 최소한 16m의
수심을 유지해야할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초대형 선박이 신항만에 들어오지 못할 경우 부산 광양항이 세계
주요 기간항로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데다 항만완공후 대형선박의
기항을 위해 준설작업을 다시 할 경우 미리 준설을 하는 것보다
비용부담이 10~20% 늘어나기 때문에 항만건설과정에서 사전에 수심을
깊게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롱비치,네덜란드 로테르담,스페인 알제시라스항등의 경우
대형선의 출현을 예상해 이미 16~16.8m의 수심을 확보하고 있다는게
KMI와 업계의 설명이다.

< 김삼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