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자기 특수판매부의 신재한(27)씨는 요즘 보기 드문 신세대다.

출퇴근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대부분의 신세대와는 달리 신씨는 부서에서
가장 일찍 출근하고 남들이 퇴근한 이후에도 사무실에 남아 그날 못다한
작업을 마무리 짓느라 밤9시를 넘기는 일이 보통이다.

또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도 항상 웃는 얼굴이다.

직장상사가 아무리 어려운 과제를 시켜도 얼굴 한번 찡그리는 법이 없다.

비록 나중에 안되는 한이 있어도 그 자리에서는 "예 알겠습니다"라고
흔쾌히 대답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안될 것 같은데요"라고 말하기 보다 일단 부딪쳐서
되든 안되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도내에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너무 열심히 일하는 통에 일을 시킨 상사가 "내가 너무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았나"하는 생각을 갖게 할 정도다.

무슨 일이든 맡겨지면 끝까지 마무리를 지어야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격이
대충대충 일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전혀 자기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부분에 대해선 당당하게 소신을 밝힌다.

올해로 입사 2년차인 신씨는 회사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성격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직업의 성격상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아 이런 건
내가 고쳐야겠다""다음에는 이런 식으로 한번 해야지"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나부터 생각을 바꾸고 항상 긍정적으로 사람들을 대하다 보니 일도
재미있고 마음도 편해지더군요"

그렇지만 이런 그도 가끔 어쩔 수 없이 스트레스가 쌓일때가 있다.

이럴 때는 그만의 해소책이 따로 있다.

옥상에 올라가 남들이 보든 말든 한바탕 신나게 춤을 추는 것이다.

사마귀춤 군바리춤은 물론이고 최근엔 독자적으로 개발한 효자춤까지
흥겹게 추다보면 언제 그랬느냐 싶게 다시 의욕이 생긴단다.

신씨는 무슨일이든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히 따져보고 의구심이 풀릴
때까지 연구하고 공부하길 좋아한다.

현재 컴퓨터 통신 나우누리의 장애인 복지실천모임인 "나누리"의
창단멤버이기도 한 신씨는 컴퓨터를 이용한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데이터관리로 멋진 프로영업맨이 되겠다는 포부로 밤낮없이 뛰고 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