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세계경찰의 '응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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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지난 3일 아침 CNN 방송은 괌공군기지에서 B52 폭격기가
중동지역을 향해 이륙했다고 전세계에 보도했다.
거의 같은 시간에 개장된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를 사려는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쟁은 달러화가치를 부추기는 영원한 "호재"라는 외환시장의 기본
공식이 다시 입증된 셈이다.
그렇지만 도쿄시장의 환율상승폭은 달러당 0.25엔으로 소폭에 그쳤다.
폭격상황이 실제 발생할 확률을 매우 낮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도쿄증시의 주가상승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도쿄시장이 폐장할 무렵인 오후 3시를 조금 넘겨 크루즈
미사일 27기를 45분간 이라크 남부방공시설에 퍼부었다.
일본사람들의 시장을 읽는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경우에 관한한 국제정세 판단에 밥줄을 걸고 있는
도쿄 금융가가 판단 미스를 한 것이라고 비웃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제시장에서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과연 합리적이며 이성적인가
하는 의문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국가가 다른 나라에 폭탄을 퍼붓는 것은 당사자사이의 국가안보나
심각한 경제적인 이해충돌이 있을때나 가능한 중대사건이다.
미국이 최첨단 미사일을 퍼부어대며 내세운 명분은 주변국을 유린하는
사담 후세인을 응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미국이 이라크나 터키 등의 변경에 거주하고 있는
쿠르드족을 이스라엘 민족처럼 애지중지해온 적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공격은 지난 91년의 걸프전쟁직후 미국과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후세인에게 강요한 "자숙"을 지키지 않는데 따른 손상된
자존심회복에 주목적이 두어졌는지 모른다.
클린턴이 기자회견장에서 사용한 "응징"이라는 말 속에도 냉전체제종식
후 세계경찰을 자처해온 미국의 지시를 어기는 나라는 가차없는 희생을
각오해야한다는 협박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도 이번 이라크공격에 대해서는 못 볼것을 본
표정을 짓고 있고 견제세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유일한 패권으로 남은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시시비비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홍모 < 국제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
중동지역을 향해 이륙했다고 전세계에 보도했다.
거의 같은 시간에 개장된 도쿄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를 사려는 주문이
몰리기 시작했다.
전쟁은 달러화가치를 부추기는 영원한 "호재"라는 외환시장의 기본
공식이 다시 입증된 셈이다.
그렇지만 도쿄시장의 환율상승폭은 달러당 0.25엔으로 소폭에 그쳤다.
폭격상황이 실제 발생할 확률을 매우 낮게 평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도쿄증시의 주가상승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도쿄시장이 폐장할 무렵인 오후 3시를 조금 넘겨 크루즈
미사일 27기를 45분간 이라크 남부방공시설에 퍼부었다.
일본사람들의 시장을 읽는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이번 경우에 관한한 국제정세 판단에 밥줄을 걸고 있는
도쿄 금융가가 판단 미스를 한 것이라고 비웃기는 어렵다.
오히려 국제시장에서는 미국의 군사행동이 과연 합리적이며 이성적인가
하는 의문에 무게를 두고 있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국가가 다른 나라에 폭탄을 퍼붓는 것은 당사자사이의 국가안보나
심각한 경제적인 이해충돌이 있을때나 가능한 중대사건이다.
미국이 최첨단 미사일을 퍼부어대며 내세운 명분은 주변국을 유린하는
사담 후세인을 응징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까지 미국이 이라크나 터키 등의 변경에 거주하고 있는
쿠르드족을 이스라엘 민족처럼 애지중지해온 적은 없었다.
어떻게 보면 이번 공격은 지난 91년의 걸프전쟁직후 미국과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후세인에게 강요한 "자숙"을 지키지 않는데 따른 손상된
자존심회복에 주목적이 두어졌는지 모른다.
클린턴이 기자회견장에서 사용한 "응징"이라는 말 속에도 냉전체제종식
후 세계경찰을 자처해온 미국의 지시를 어기는 나라는 가차없는 희생을
각오해야한다는 협박이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대부분의 유럽국가들도 이번 이라크공격에 대해서는 못 볼것을 본
표정을 짓고 있고 견제세력이 없어진 상황에서 유일한 패권으로 남은
미국의 일거수일투족은 앞으로 국제사회의 끊임없는 시시비비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홍모 < 국제부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