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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칼럼] 반도체와 젓가락문화..이기성 <에너지관리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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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성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

    지금 우리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국제수지의 적자이다.

    그리고 이 국제수지 적자의 결정적 원인은 반도체 쇼크라고도 불리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이다.

    금년초 한개에 50달러하던 16메가D램은 14달러로 떨어졌고 이로인해서
    금년 반도체 수출은 307억달러에서 180억달러로 127억달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를 처음 개발한 것은 미국이지만 반도체산업이 가장 경쟁력있는
    나라는 일본이고 한국은 신흥세력으로 대만은 잠재 공급자로 자리잡고
    있다.

    오래전 필자가 집상공부 전자공업국장으로 재직할 때 일본의 대표적
    반도체 업체인 NEC간부를 만났다.

    그때 필자는 왜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들이 반도체 산업을 일본에게
    내주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그는 반도체 산업은 젓가락을 쓴는 동양, 그중에서도 교육수준이 높은
    유교권의 극동3국에 적합한 산업이라고 하였다.

    정밀을 요하는 반도체 공정은 어릴 때 부터 젓가락 사용으로 익힌 섬세한
    솜씨와 함께 높은 지식수준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러면 반도체중에서 응용반도체 생산은 아직도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이에대한 그의 대답은 응용반도체 설계는 창의와 개발을 요하는데
    현재 일본의 획일적인 교육방식으로서는 미국과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하엿다.

    반도체산업에 세계적인 불황이 닥쳐왔다.

    그러나 시장경제하에서는 어느 산업이나 경기싸이클이 있게 마련이고
    큰 호황이 있으면 큰 불황이 따르는 것은 산이 높으면 골짜기가 깊은 것
    같이 자연스런 현상이기도 하다.

    반도체경기는 올림픽 경기와 싸이클이 같다고 하니까 올림픽이 끝난
    지금쯤 불황이 오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경기가 불황일때 해야 할 일은 호황때를 위한 준비를 하면서 참고
    기다려야 한다.

    인내는 때로는 용기나 지혜보다도 현명한 길이다.

    고이병철 삼성회장은 80년대초 모든 반대를 물리치고 반도체산업을
    착수했다.

    창업보다 수성이 힘들다고 한다.

    반도체산업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젓가락 솜씨와 함께 화합과 인내의
    유교정신이 발휘되어야 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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