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달린 큼직한 바깥주머니, 굵은 금속벨트, 반짝이는 단추,
어깨견장, 앰블럼 (수놓은 심벌마크), 투박한 워커..

올가을 멋쟁이라면 누구나 밀리터리룩을 눈여겨 볼만하다.

밀리터리룩이란 군복풍 디자인이 포함된 의상을 통칭하는 말.

흑백 또는 청백의 세일러칼라를 단 마린룩(해군복풍) 에어포스룩
(공군복풍)도 있지만 통상 육군 군복을 연상시키는 카키색계열의
타이트한 옷차림을 가리킨다.

밀리터리룩을 패션사에 떠오르게 한 계기는 제2차세계대전이며 이후
60년대에 프랑스 디자이너 앙드레 쿠레주와 이브 생 로랑이 견장과
금빛단추를 사용하면서 고급패션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이번 시즌에는 칼 라거펠트(샤넬)가 금빛단추와 벨트를 맨 카키색
정장을 내놔 관심을 모았는가 하면 우리나라의 진태옥 박윤수 박윤정씨도
앞다퉈 밀리터리룩을 도입해 또 한번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나산패션연구소 양해성연구원은 "올해 밀리터리룩의 특징은 강하고
거친 이미지를 순화시켜 여성미를 강조한 것"이라고 전한다.

거의 모든 디자이너들이 각진 박스형보다는 가늘고 긴 실루엣을
도입해 부드러운 느낌을 내고 있다.

대표적인 품목은 몸에 끼는 넓은깃 재킷, 시가렛팬츠, 부츠와 함께
입어 무릎아래를 꽉 조이는 풍성한 바지 등.

재킷여밈은 싱글과 더블 모두 쓰이며 대부분 벨트를 매는 스타일이다.

벨트는 옷감과 같은 색상 같은 소재에 버클을 단 형태가 대부분.

면 모 가죽 스웨이드에서 광택원단까지 다양한 소재가 사용됐으며
탄성이 뛰어난 폴리우레탄혼방조직도 눈에 띈다.

색상은 카키 갈색 중심이며 오렌지 연두 자주 파랑색도 악센트색으로
쓰인다.

색다른 감각의 포 블랙(faux black;아주 진해서 검정색처럼 보이는
다른색)은 올해 새롭게 부각된 색상.

밀리터리룩의 가장 중요한 소품은 벨트와 신발.

앵클부츠나 끈으로 묶는 워커, 그리고 굵직한 금색 또는 갈색
가죽벨트는 밀리터리룩의 기본요소이다.

그러나 간결한 멋이 생명이므로 이것외에 다른 소품은 하지않는
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