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화장품 스포츠용품에 이르기까지 수입상품의 마진율이 최고 8배에
이르고 있음에도 국내에선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니
실로 한심한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4개품목의 84개 주요 수입상품과 국산품의 올 유통
마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수입품 평균 유통마진이 국산품의 5.2배에 달하는
209%로 밝혀졌다고 한다.

청바지 화장품 비누 아동복의 국내 소비자가격은 수입원가의 4배가 넘으며
1만2,000~4만6,000원에 수입한 유명상표가 붙은 수입청바지는 무려 9만
5,000원~15만5,000원에 파는데도 불티난다니 기가 막힌다.

특히 조사대상 수입품 전체 유통마진의 절반이상을 수입업체가 취하고
있는데 청바지 86% 화장품 80% 원두커피 77% 냉장고 74% 여성정장 78%
핸드백 70%등 수입업체 유통마진이 총마진의 7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품목의 품질은 외제에 조금도 뒤지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외제상품을
마구 수입해 어처구니 없이 높은 가격에 팔고, 그것도 없어서 못팔 정도라니
우리나라 국민들의 외제선호병과 가격이나 품질보다는 무조건 외국브랜드를
중시하는 구매행태가 큰 문제이다.

특히 331%라는 높은 유통마진을 보인 화장비누같은 경우는 서양인의
피부에 맞는 수입비누가 우리의 피부에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비싼 가격에 구입해 쓴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 아닌가 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하면서 국내경제가
멍들고 있는데 이렇게 심각한 국민들의 외제선호병이 계속된다면 우리경제의
앞날은 매우 어두울 수 밖에 없다.

정부측에서는 수입상품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병행수입제도의 활성화와
대형할인매점 확충을 통한 유통경로의 다양화를 통해 마진폭리를 줄이는등
해결책모색을 서둘러야 하겠다.

국민들은 물밀듯이 들어오는 외제상품의 홍수속에서 우리나라의 경제를
살리고 우리의 생활수준 발전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를 인식, 현명한 판단과 행동을 해야 할 줄로 안다.

김정은 < 경기 성남 분당구 서현동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