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최대의 전자산업단지인 구미공단 2단지에서 북동쪽으로 인접한
구미시 옥계동 일대가 내년 상반기 착공되는 1백89만평규모의 제4단지
조성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어 오르고 있다.

지난달초 건설교통부가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이일대를 구미
국가공단 4산업단지로 지정하고 내년 상반기부터 사업비 6천억원을 들여
오는 2000년까지 완공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새로 조성되는 4단지는 전체면적 가운데 1백27만평을 공장용지로
개발하고 나머지는 주거 상업 공공시설용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미 조성이 완료된 1.2.3단지 5백23만평을 합하면 전체면적이
7백12만평으로 늘어나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첨단전자 단지로 발돋움하게
된다.

4단지 조성사업은 지난 90년대 초부터 계속 추진돼 왔으나 그동안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끝에 당초 계획보다 48만평이 축소돼 지정됐다.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를 들어 낙동강상류지역의 대규모 공단을
반대한다는 부산경남지역을 의식해 정부가 절충안으로 규모를 줄여
지정키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3단지가 준공된 이후 용지난에 시달려온 구미공단
으로서는 4단지의 지정 자체가 새로운 활력소를 주고 있다.

중부관리공단이 올해초 국내 주요기업 88개사를 대상으로 입주의향을
조사한 결과 44개업체가 입주를 희망했고 이들이 신청한 면적만 해도
1백40만평으로 단지내 공업지역 면적 1백27만평을 넘어서고 있다.

김태전 중부관리공단 이사장은 "이들이 모두 입주할 경우 2만6천명의
고용과 연간 3조8천6백억원의 생산증대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입주를 희망한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LG전선(20만평), LG반도체(20만평),
LG전자(10만평), 실트론(5만평) 등 LG그룹 계열사들이 55만평의 용지를
신청했고 삼성전자(30만평), 삼성코닝(10만평)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도
40만평을 신청해 구미 공단을 대표하는 이들 그룹이 신청한 면적만
95만평을 넘고 있다.

LG전자는 25인치 이상 대형브라운관 공장, LG반도체는 차세대 LCD공장,
LG전선은 꿈의 통신수단으로 불리는 광케이블 공장, 실트론은 반도체용
웨이퍼 공장을 각각 건립할 계획이다.

삼성코닝은 대형 브라운관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삼성전자는
전자교환기 단말기 공장의 증설과 수원공장의 사업 일부를 이전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중이다.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제일합섬(10만평)은 카메라필름 등에 사용되는
10만평규모의 베이스 필름공장 건설을 계획중인 것을 비롯 오리온전기
(9만평), 동국합섬(10만평), 한국합섬(10만평) 등도 기존 공장의 확장과
신제품 생산을 위해 대규모의 용지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와 삼성 등은 새로운 공장을 기존단지에 입주한 공장들과 전문화
계열화를 통해 복합단지로 구성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4단지는 조성 예정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야산을 깎아 평탄화하고
이곳에서 나온 흙으로 저습지를 메워 새로운 공단으로 조성하게 된다.

[ 대구=신경원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