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파일] (직업의 세계) '누드모델' .. '행위예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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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양(25)의 직업은 모델.
그러나 일반인이 생각하는 보통의 모델은 아니다.
한국누드모델협회에 소속된 정식 누드모델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몸으로 연기하는 게 그녀의 일이다.
세계화.국제화의 물결속에서 우리사회의 분위기도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옷을 벗고 남앞에 나서는 누드모델이란 직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녀도 처음에는 옷을 벗는다는 것이 그렇게 부끄럽고 어색할 수가
없었다.
자연스런 포즈는 커녕 카메라 앞에만 서면 온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
"그럴바엔 뭣때문에 이 직업을 택했느냐"는 선배들의 따가운 질타도
수없이 받았다.
그렇지만 조금씩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대로의 직업관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저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는 게 누드모델은 아닙니다.
사진작가 등 고객이 원하는 포즈와 표정, 자세를 철저히 소화해낸 다음에
이를 완벽하게 표현할 줄 아는 센스가 있어야죠.
이제는 우리사회도 누드모델을 하나의 행위예술을 담당하는 전문직업인으로
인식할 줄 아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누드모델은 남녀 모두 합해 500~600명
정도.
정식으로 법인신고를 마친 한국누드모델협회에는 60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이중 절반인 30명이 남자누드모델이다.
누드모델중에는 이 직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따로 직업을
갖고 틈틈이 모델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원부터 대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최근들어 주부누드모델들이 늘고 있다는 것.
변화돼 가는 우리사회의 직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누드모델의 수입은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모델의 등급(보통 A, B, C, D 4등급)에 따라서,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서
(비디오용 촬영이나 CD롬용 촬영 등), 출연시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A급모델의 경우 하루기준으로(4~5시간 촬영) 60만원정도를
받는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게 되면 100만원은 쉽게 넘는 게 보통이다.
일반인들의 시각에선 적지 않은 수입이지만 내부사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게 모델들의 얘기다.
우선 일의 특성상 매일 행사나 공연이 생기지 않는다.
많아야 한달에 5~6번을 넘지 않는다.
또 누드모델들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몸매와 피부관리를 위해 필요한
헬스 에어로빅 전신마사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누드모델이란 직업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엄청난
육체적인 인내와 극기심을 요구한다는 점도 어려움중의 하나.
몇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은 차라리 편하다.
영하의 설원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니고 얼음물 속에 몸을 담그기도 한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면서 바람부는 절벽끝에 서서 타올하나만 걸치고
작업에 임해야 했던 위태로운 순간도 적지 않았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눈물나는" 고통을 상상하기 힘들 거라는 게
누드모델들의 말이다.
에피소드 하나.
이모양이 속한 팀은 지난해 작품촬영을 위해 태백산에 간 적이 있다.
성스러운 산으로 유명한 이 산엔 자식들의 대입합격기원 등을 위해 기도를
드리러 오는 아주머니들이 적지 않다.
만약 알몸으로 이 산에서 촬영하는 걸 목격당한다면 돌에 맞아죽어도
아무말 못한다고.
때문에 촬영팀은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하루종일 가슴을 졸이며 숨어서
촬영을 해야만 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
그러나 일반인이 생각하는 보통의 모델은 아니다.
한국누드모델협회에 소속된 정식 누드모델이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카메라 앞에 서서 인간의 희로애락을
몸으로 연기하는 게 그녀의 일이다.
세계화.국제화의 물결속에서 우리사회의 분위기도 개방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옷을 벗고 남앞에 나서는 누드모델이란 직업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그리 곱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녀도 처음에는 옷을 벗는다는 것이 그렇게 부끄럽고 어색할 수가
없었다.
자연스런 포즈는 커녕 카메라 앞에만 서면 온몸을 가눌수 없을 정도로
떨렸다.
"그럴바엔 뭣때문에 이 직업을 택했느냐"는 선배들의 따가운 질타도
수없이 받았다.
그렇지만 조금씩 조금씩 경험이 쌓이면서 나름대로의 직업관이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저 단순히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는 게 누드모델은 아닙니다.
사진작가 등 고객이 원하는 포즈와 표정, 자세를 철저히 소화해낸 다음에
이를 완벽하게 표현할 줄 아는 센스가 있어야죠.
이제는 우리사회도 누드모델을 하나의 행위예술을 담당하는 전문직업인으로
인식할 줄 아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누드모델은 남녀 모두 합해 500~600명
정도.
정식으로 법인신고를 마친 한국누드모델협회에는 60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으며 이중 절반인 30명이 남자누드모델이다.
누드모델중에는 이 직업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도 있지만 따로 직업을
갖고 틈틈이 모델일을 하는 경우도 많다.
회사원부터 대학생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특이한 점은 최근들어 주부누드모델들이 늘고 있다는 것.
변화돼 가는 우리사회의 직업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누드모델의 수입은 고정적으로 정해져 있지는 않다.
모델의 등급(보통 A, B, C, D 4등급)에 따라서, 어떤 작품이냐에 따라서
(비디오용 촬영이나 CD롬용 촬영 등), 출연시간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균적으로 A급모델의 경우 하루기준으로(4~5시간 촬영) 60만원정도를
받는다.
하루 종일 촬영을 하게 되면 100만원은 쉽게 넘는 게 보통이다.
일반인들의 시각에선 적지 않은 수입이지만 내부사정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면 결코 많은 액수가 아니라는 게 모델들의 얘기다.
우선 일의 특성상 매일 행사나 공연이 생기지 않는다.
많아야 한달에 5~6번을 넘지 않는다.
또 누드모델들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몸매와 피부관리를 위해 필요한
헬스 에어로빅 전신마사지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누드모델이란 직업이 손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엄청난
육체적인 인내와 극기심을 요구한다는 점도 어려움중의 하나.
몇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고 앉아 있는 것은 차라리 편하다.
영하의 설원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니고 얼음물 속에 몸을 담그기도 한다.
생명의 위협까지 느끼면서 바람부는 절벽끝에 서서 타올하나만 걸치고
작업에 임해야 했던 위태로운 순간도 적지 않았다.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눈물나는" 고통을 상상하기 힘들 거라는 게
누드모델들의 말이다.
에피소드 하나.
이모양이 속한 팀은 지난해 작품촬영을 위해 태백산에 간 적이 있다.
성스러운 산으로 유명한 이 산엔 자식들의 대입합격기원 등을 위해 기도를
드리러 오는 아주머니들이 적지 않다.
만약 알몸으로 이 산에서 촬영하는 걸 목격당한다면 돌에 맞아죽어도
아무말 못한다고.
때문에 촬영팀은 큰 죄라도 지은 사람처럼 하루종일 가슴을 졸이며 숨어서
촬영을 해야만 했다.
< 김재창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