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개발모델로 삼아 선진국도약을 추진하던 말레이시아가
얼마전부터는 한국을 배워서는 안되는 국가로 배척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투자단을 이끌고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와
중국을 순방하고 최근 귀국한 임정규 동남공단이사장(54)은 "급속히
추락하고 있는 한국경제의 국제적인 위상을 피부로 실감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중소업체가 개별적으로 해외투자를 추진하기에는 아직도 위험이
너무 높아 공단차원에서 투자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이번 해외순방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임이사장은 이번 해외투자방문이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국가공단인 카타부키인다공단과 자매협정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인 소득이다.

동남공단은 기술지원과 공단운영노하우 등을 제공하는 대가로
카타부키인다공단으로부터 한국기업입주시 최적장소에 최저가격으로
공장을 임대받기로 상호협정을 맺었다.

중국상해시 포동의 합경공단과는 1차로 30만평규모의 한국전용공단을
만들기로 계약을 맺었다.

합경공단은 항만 도로 전기 공업용수 등 공단여건이 중국내에서
최적으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이밖에 중국요령성의 호로도시와 상호우호증진을 위한 협정을 맺고
한국기업의 입주를 조만간 가시화하기로 했다.

"이제 중소업종도 국제경쟁력의 유무에 따라 국내와 국외중 투자
환경을 선택할 시기"라는 임이사장은 "첨단업종 등 고부가가치산업은
국내에서 발전을 꾀하고 섬유업종 등 노동집약적 산업은 과감히 해외
이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이사장은 "직접 세계각국의 산업현장을 돌아보는 것이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최선책"이라며 "올해부터 분기별로 1년에 네번정도
노사대표로 산업연수단을 구성, 해외산업현장에 파견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임이사장은 동남산업학원을 설립, 컴퓨터교육과 영어 일어는
물론 말레이시아어 중국어 베트남어교육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임이사장은 한국석유개발공사 감사를 거쳐 지난 4월 동남공단이사장
으로 취임했다.

< 유성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