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하기씨(본명 김영.38)가 지난달 30일 백두산을 등정한후
중국 연변의 북한식당에서 실종, 연락이 두절됐다고 외무부가 2일
밝혔다.

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지난달 26일 중국 관광에 나선 김씨가 백두산을
등정한후 지난달 30일 연길시에 있는 북한 식당 금강원에서 동생 등 일행
두명과 술을 마시다가 만취상태에서 사라져 현재까지 행방불명"이라고
말했다.

동생 김완씨(34)에 따르면 김씨는 금강원에서 술에 만취돼 김일성배지를
단 북한 여종업원에게 "내 책이 북한에서 출판됐다고 하는데 북한에 가서
인세를 받아야겠다"고 말한뒤 동생으로부터 중국돈 2백여원을 빌려
여종업원과 함께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동생 김씨는 이어 형과 함께 나갔던 북한 여종업원이 3~4분후 혼자
들어오기에 이상하게 생각,"형은 어디로 갔느냐"고 묻자 "모른다"고
대답했고 같은 술집에 근무하는 다른 여종업원으로부터 "해룡으로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형 하기씨를 찾기위해 술집을 뒤진후 찾지못한채 숙소로
돌아와 31일 새벽 연길시 공안당국에 신고했다.

외무부 당국자는 "주중한국대사관을 통해 연길시 공안당국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으며 필요할 경우 주중대사관의 외사협력관을 연길에
파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씨가 국가보안법으로 복역한 전력등을
감안할 때 북한행을 결심하고 이미 입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전향 장기수를 소재로한 "완전한 만남"과 "살아있는 무덤"
"항로없는 비행" 등의 소설을 발표했고 국가보안법위반으로 10년형을
선고받고 가석방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달 26일 부친과 부산소설가협회회원및 독자등 60여명과
함께 중국관광에 나섰으며 김씨와 함께 중국방문길에 올랐던 나머지
일행들은 2일 오후 귀국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8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