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체가 되돌려 받지 못한 폐기물 예치금은 무려
2백78억9천9백만원에 달했다.

30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폐기물 예치금 대상 업체에 부과된 예치금은
3백23억3천7백만원이었으나 폐기물 회수처리실적에 따라 되받아간 돈은
전체의 13.7%인 44억3천8백만원에 불과했다.

이처럼 기업이 맡겼다가 찾아가지 않아 국가 수입으로 잡히는 예치금
미반환액은 지난해 1년 동안 폐기물 부담금으로 걷은 돈 2백49억3천7백만원
보다 오히려 많았다.

결국 대부분의 예치금 부과대상 제품생산업체들은 애써 폐기물을 회수해
돈을 되찾기보다 예치금을 일종의 준조세로 여기고 포기하는 셈이다.

대상 품목 가운데 예치금 반환율이 가장 낮은 것은 가전제품으로
텔레비전의 경우 25억6천8백만원을 예치했으나 고작 5백만원을 찾아갔을
뿐이며 에어컨은 1억5백만원의 예치금에서 반환실적은 1백만원에
불과했다.

술이나 음료 의약품용 유리병도 45억2천8백만원의 예치금이 부과됐지만
4.2%인 1억9천만원 반환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예치금 요율이 회수.처리비의 30% 안팎에 불과해
많은 기업들이 회수에 소홀하다"면서 "예치금 요율을 회수.처리비용의
65%까지 늘리는 등 예치금제도가 실효를 거두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일훈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