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라이벌이면서 국내 스포츠의 양대 산맥을 구축하고 있는 삼성과
현대가 이번 올림픽에서도 그룹총수를 앞세워 대규모지원단을 파견하는 등
선수단 지원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계 최고를 지향하고 있는 삼성과 현대는 최근 스포츠에 관한 국민들의
관심이 늘어나면서 앞다투어 경기종목을 맡기 시작, 지금은 보이지 않는
라이벌 관계까지 형성하고 있으며 이번 애틀랜타올림픽에도 그룹관계자를
대거 투입, 경쟁적으로 선수단을 돕고 있는 것.

먼저 애틀랜타에 자리를 잡은 쪽은 삼성.

올림픽 개막전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IOC위원에 선임된
이건희그룹회장이 앞장서 그룹 스포츠팀을 지휘하고 있다.

이회장 외에도 삼성은 고정웅 그룹스포츠단장과 박성인전무(레슬링협회
부회장) 엄주혁이사 등이 이회장을 보좌중.

삼성은 또 이번 대회를 겨냥해 각 경기장이 밀집돼있는 센테니얼파크
부근에 "96삼성엑스포"도 개최하고 있다.

1천만달러(약 80억원)의 비용이 든 이 엑스포를 통해 삼성은 자사 기업들의
홍보를 주도하는 한편 이번대회 지원의 전진기지로 삼고 있다.

삼성의 이회장은 IOC위원 자격으로 메달이 나올만한 다른 종목 경기장을
다찾아 선수들을 격려하고 있으며 박성인 전무 등도 각경기장을 찾아
경기인들을 만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다.

현대는 지난 25일 정몽구 그룹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들이 애틀랜타에
도착해 삼성에 맞서고 있다.

양궁협회장을 맡고 있는 현대그룹총수 정몽구회장이 이현태 대한야구협회장
(현대석유화학회장)과 이래흔 대한역도연맹회장(현대산업개발사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현대중공업고문) 박세용대한수영연맹회장(그룹종합기획실장)
등을 직접 이끌고 있다.

현대진영에서는 도착 다음날 올림픽 선수촌을 방문, 선수단을 격려하는
한편 각연맹별로 흩어져 선수들이 출전하는 경기장을 찾아 격려와 성원을
보내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