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 특약 독점 전재 ]]]

미주가가 5월말이후 추락하고 있다.

하루에도 등락을 몇번씩이나 반복하는등 증시 혼란도 극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5일 다우지수는 하루만에 무려 161포인트(2.9%)나 급락,5,350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다음날에 비하면 이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16일 뉴욕증시는 태풍이 지나간듯한 혼란에 휩싸였다.

이날 시장은 전날보다 소폭 반등세로 출발,기운을 되찾는 듯했다.

그러나 오후장으로 들어서 85포인트나 떨어지더니 폐장에 임박해서는
"수직낙하"를 시작했다.

그순간 갑자기 투자자들의 심리가 반전됐다.

다우지수는 단박에 개장수준보다 89포인트나 뛰어올랐다.

그날 다우지수는 결국 전날보다 8포인트 높은 5,358로 거래를 마감했다.

17일에는 다시 투자심리가 회복, 18포인트 상승했다.

이같은 미증시의 혼란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까지 미쳤다.

16일 독일의 닥스지수는 3.2%나 폭락했으며 런던의 FT-SE지수도 1.8%나
떨어졌다.

이날 도쿄증시에서도 닛케이지수가 1.6%의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 5월23일 5,833까지 치솟았던 다우존스가 불과 두달여만에 9.2%나 빠진
이유는 뭘까.

미증시바람에도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유럽과 아시아시장이 이번 태풍에는
왜 흔들리는 걸까.

늘 그렇듯이 이번 미증시지진도 진앙지는 미국경제다.

미증시가 극도의 혼란을 보였던 16일은 미국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2.2%에서 2.6%로 상향조정한 날이다.

이날은 또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2.8%로 떨어졌다는 발표가 나오기도
했다.

이론적으로 볼때 이처럼 탄탄한 성장세와 낮은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영업
전선이나 채권수익률에 "쾌청"을 알리는 일기예보이다.

따라서 증시에도 호재여야 맞다.

그런데 왜 증시가 이런 논리에서 빗나가고 있을까.

현재의 미경제성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첫째 이유다.

인플레이션율 하락만해도 미심쩍다.

미국의 6월 고용및 임금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인플레이션과 고용및 임금 급증은 분명 모순이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도
대부분이 소비자물가상승률 하락보다는 고용시장 과열쪽에 무게를 싣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영업전선도 그렇게 쾌청하지만은 않다.

모토로라 휴렛팩커드 디지털이퀴프먼트등 주요 첨단업체들의 올 2.4분기
이익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같은 발표가 나온 12일에는 다우지수가 급락하기도 했다.

증시의 자금유입과 주가상승사이의 연결끈도 약화됐다.

대표적인 미주가지수인 S&P500이 34.1%나 올랐던 지난 95년 미주식형펀드
에는 총 1,310억달러의 돈이 흘러들어갔다.

그러나 올들어 5월까지 5개월동안은 1,210억달러의 신규 투자액이 쏟아져
들어갔지만 S&P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최근 기업공개및 증자붐이 일면서 워낙 많은 돈을 빨아들였기 때문이다.

시장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제 각국 중앙은행들로
쏠리고 있다.

FRB가 가까운 시일안에는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않을수도 있다.

금리를 올리면 기업의 영업을 압박할 수 있고 결국 증시급락을 부추기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FRB가 금리를 올린다면 독일 분데스방크(중앙은행)에 대한 금리인하
압력도 증가하게 된다.

달러화에 대한 마르크화의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앞으로 1~2주후면 이들 중앙은행의 명확한 방침이 나온다.

그때쯤이면 미국기업들의 2.4분기 영업실적 발표도 마무리되면서 앞으로
경기전망이 선명해지게 된다.

그러나 증시투자자들이 예측불허의 길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다.

< 정리=노혜령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