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확충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지난 16일 재정경제원과 건설교통부를 비롯한 관련부처및 단체장들이
모여 SOC확충및 민자유치 활성화대책을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최종확정한 것이다.

대책의 주요골자는 그동안 특혜시비로 구체화되지 못했던 민자유치
활성화방안을 확정하는 한편 SOC사업의 신속한 추진에 걸림돌이었던
지방자치단체와의 마찰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SOC추진위원회를 확대개편하고
국책사업별로 촉진법을 제정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연간 1억달러이내에서 현금차관도입을 허용하고 10년이상의
장기대출, 여신관리한도제외, 출자자격의 기업집단으로 확대 등 자금조달
측면에서는 참여기업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 점이 눈에 띈다.

이로써 정부는 인천 국제공항등 5대국책사업을 중심한 SOC확충을
경제정책의 최우선과제로 꼽고 사업추진에 걸림돌이었던 여러가지
난관들을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셈이다.

이같은 의지는 SOC특별법잠정안이나 현금차관 허용방침에서 이미
읽을수 있었다.

우리는 이같은 정부의 확고한 의지표명이 SOC확충에 불가피한 결단이라고
보고 환영한다.

SOC확충의 시급함은 더이상 되풀이할 필요가 없다.

심각한 교통난과 이에따른 물류비용의 급증은 가뜩이나 취약한 우리경제의
국제경쟁력에 치명타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해도 운용을 잘못하면 부작용이 커져 일을
그르칠수 있다는 점도 잊지말아야 할것이다.

우선 이번 대책에 대한 평가는 그동안 있었던 논쟁의 연장선상에서
엇갈리수 있다.

사업참여를 고려하고 있는 민간기업들은 기부채납및 시설사용에 대한
부가세면제 개발부담금 50%감면, 부대사업및 토지매입을 위한 대출의
구제완화 등이 허용되지 않아 불만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경제력집중가속및 현금차관도입에 따른 통화증발 등의 부작용
그리고 특혜시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우리는 양쪽 모두 일리가 있는만큼 운영의 묘를 살려 조화를 꾀해야
한다고 본다.

SOC확충은 본래 정부에서 전담해야 할 일이지만 민간기업의 참여를
추진한 까닭은 효율향상에 있다.

그런데 자금조달지원에다 수익성까지 보장해준다면 어느 기업인들
참여를 마다하겠는가.

그러나 본래의 취지를 살리자면 경제력집중 등 어느정도의 부작용은
피할수 없으며 이때문에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해지는 것은 더이상 용납될수
없는 일이다.

필요하다면 중소기업들도 컨소시움을 구성해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자체와의 마찰방지는 신속한 사업추진을 위해 중요하다.

다만 가능한한 해당지역주민및 지자체의 의견을 존중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급하다고 무작정 밀어붙이다가 자칫하면 국가백년대계를 망치기 쉽기
때문이다.

끝으로 국토개발의 균형유지및 건설경기의 과열방지에도 유의해야 한다.

한정된 자원때문에 몇몇 국책사업에 우선적으로 주력할 수밖에 없지만
가능한한 국토개발의 균형을 꾀하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아울러 지나치게 많은 국책사업을 한꺼번에 추진하다 주택200만호건설처럼
건설경기과열로 인한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히 오는 2002년 월드컵개최를 의식해 사업추진일정을 무리하게
앞다기거나 SOC확충을 경기부양책으로 이용하려는 근시안적인 발상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