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를 치를수 있게 되었다.
새롭게 성적인 쾌감에 눈을 뜬 언홍으로서도 여간 즐거운 일이
아니었지만, 의원의 말이 생각나 가사 대감이 방사를 치를 때마다 파정을
해버리면 또 정력이 고갈되지 않을까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하루는 밤에 잠자리를 하면서 언홍이 가사에게 의원의 말을
간접적으로 전하였다.
"옛날 당나라 시절에 손사익이라는 유명한 의원이 있었대요.
방중술로 인간의 갖가지 질병들을 고쳤다는데, 최고의 방중술은 남자가
여자랑 관계를 하면서도 파정은 하지 않는 거라고 했대요"
"그런 말은 나도 들어 알고 있어.
하지만 몇년 만에 되살아난 정력인가 말이야.
그리고 파정직전에 멈추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여자들은 잘 모를 거야.
그거 신경 쓰다가 오히려 있던 정력마저 달아날지 몰라.
아마 손사익은 여자들도 절정감을 맛보기보다 그 직전에서 멈추는 것이
몸에 좋다고 했을걸"
언홍은 여자에 관한 방중술은 들은 바 없으므로 거기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었다.
하지만 언홍 자신의 경험에서 보아서도 절정감이 차올라오는데 그것을
절제한다는 것은 여자 쪽이 남자 쪽보다 훨씬 더 힘이 들 것만은 틀림
없었다.
쾌감이 파도처럼 밀려들어 혼절할 지경인데 어떻게 멈출 생각을 할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가사 대감이 파정 직전에 멈춘다면 어쩌면 언홍은 그런 극도의
쾌감을 맛보지 못할 수도 있지 않은가.
사실 언홍은 가사가 파정을 하고 난 연후에야 절정감이 차올라오는
것을 자주 경험하였다.
자기 몸의 깊은 곳에서 가사의 물건이 파정을 하느라 격렬하게 꿈틀거리는
감촉을 느끼고 따뜻한 것 같기도 하고 차가운 것 같기도 한 진득한 액체가
흘러드는 것을 감지할 때 비로소 언홍의 몸은 절정감에 오를 채비를
차린다고 할 수 있었다.
좀더 정확하게 말하면, 언홍은 가사가 어떤 모양으로든지 파정을 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절정감에 오를 수 있는 특이한 체질을 가진 셈이었다.
남자들이 언홍 같은 여자를 만난다면 발기부전이나 지루가 아닌
이상에는 얼마든지 여자를 만족시킬 수 있어 남자의 자존심에 금갈 일은
아예 없을 것이었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가사로서는 언홍이 여간 고마운 것이 아니었다.
이전에 본처인 형부인은 아무리 힘을 들여 파정을 해주어도 만족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았는데, 언홍이랑 잠자리를 할 때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고 파정을 하기만 하면 되니 이런 행운이 어디 있느냐 말이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