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위력앞에서 인간은 한낱 지푸라기일 뿐인가.

"스피드"로 잘알려진 장 드봉감독은 올여름 최고의 흥행소재로 강력한
회오리바람을 택했다.

"트위스트"는 대재앙에 맞서 싸우는 인간의 의지를 그린 영화.

컴퓨터합성기술로 만들어낸 시속 320km의 회오리바람이 장관을 이룬다.

"쥬라기공원" 원작자 마이클 크라이튼과 흥행귀재 스티븐 스필버그가 힘을
모았다.

어린시절 토네이도(회오리바람)에 아버지가 날려가는 모습을 목겨한 조
(헬렌 헌트)는 어른이 되자 토네이도가 발생하는 지역이면 어디든 찾아간다.

회오리바람의 정체를 분석해 예보시스템을 개발함으로써 인명피해를
막으려는 것.

그녀는 남편 빌(빌 팩스톤)에게 이혼도장을 받기 위해 갔다가 트위스터
(토네이도보다 더 강한 회오리바람)를 만나 함께 추적한다.

이들은 회오리바람의 중심부에 계측장비를 밀어넣어 내부 풍속이나 기온
압력등을 측정하기 위해 "태풍의 눈"으로 들어간다.

이 영화의 재미는 거대한 인공 회오리를 만들어낸 특수촬영기법에 있다.

두 사람이 지프차를 몰고 우박속으로 돌진하는 장면은 보잉707제트엔진을
이용, 강풍을 일으켜 촬영했다.

유조탱크트럭이 회오리바람에 날리는 대목은 실제크기의 모형을 만들어
공중에서 떨어뜨린뒤 튀어오르는 파편조각과 폭발음등을 채워 넣는 방식을
적용했다.

특수효과전문팀인 ILM이 25분간의 회오리바람 장면을 만드는데
필로피디스크 1,200만장의 메모리용량이 소요됐다고.

이 영화는 관객을 회오리바람 속으로 정신없이 빨아들인다.

복잡한 음모나 악인이 등장하지도 않고 가슴저미는 사랑얘기도 아니면서
이만큼의 흡인력을 지닌다면 장 드봉감독의 의도는 성공한 셈이다.

회오리바람의 강도가 점차 높아진다는 것외에 별다른 반전없이 똑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점은 아쉬운 요소.

그러나 조가 회오리바람의 파괴력을 증오하면서도 대자연의 신비에 경외감
을 느끼는 대목은 여운을 남긴다.

(13일 명보 중앙 반포시네마 개봉)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