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당당한 전파문화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게 됐다.

스타TV.NHK.CNN.M-TV등 외국의 거대 위성방송을 일방적으로 수신하기만
해 온 한국이 시험 위성방송의 개시와 더불어 당당한 "전파문화
수출국"으로 떠올랐다.

외국 문화의 수동적 수혜자에서 한국 문화의 능동적 전파자로 위상을
확보하게 된 것은 물론 기존의 지상파.케이블TV와 함께 공간적 장벽을
뛰어넘는 종합 뉴 미디어망을 구축케 된 것.

위성방송 시대의 개막은 이밖에도 숱한 경제적 파급효과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상 소프트웨어 시장의 확대와 첨단 방송기기 산업에도 연관 효과를
미쳐 수조원의 신규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무궁화위성 1,2호는 방송용으로 총 24개의
채널을 확보하고 있다.

정부는 이중 4개는 예비용으로 남기고 KBS에 2개 채널, EBS.MBC.SBS에
각 1개씩의 채널을 허가할 방침이다.

나머지 15개 채널은 전문 위성방송 허가등의 내용을 포함한 통합방송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대로 빠르면 올하반기중 음악방송등 전문 위성방송에
분배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국내 시청자가 향유할 수 있는 방송채널은 기존의 공중파
5개를 포함, <>케이블TV 28개 <>위성 24개 등 최대 50여개의 다채널
시대를 맞게 될 전망이다.

당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이달들어 시험방송의 "테이프"를 끊은 KBS의
향후 위성채널 운영 계획.

2개 채널을 배정받은 KBS는 제1채널을 종합방송 채널로, 제2채널은 고급
문화예술.스포츠 채널로 운영키로 했다.

올 연말까지의 시험방송기간 동안 1채널은 하루 20시간씩, 2채널은 평일
16시간.주말 20시간씩 전파를 내보낼 계획이다.

KBS는 이를 위해 보도본부 내에 위성채널 국제뉴스 제작팀을 가동하는
한편 위성영화 1,000여편을 확보하는 등의 대책을 세워놓았다.

MBC는 정책기획실 산하 뉴 미디어팀에서 위성방송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력.시설.장비.광고.경영수지 등을 비교 분석한 결과 스포츠 채널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 시간은 도입기(위성방송 수신TV 보급률 15% 이내)에는 하루
15시간, 보급기(보급률 15~50%)에는 20시간, 정착기(보급률 50% 이상)에는
24시간을 방송한다는 계획.

SBS는 공영방송들과는 차별성을 유지한다는 전제 아래 민방의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오락 채널을 준비중이다.

오락전문 채널을 표방하면서도 교양정보 프로그램및 영화와 스포츠도
함께 편성해 뉴스를 제외한 준종합채널을 지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함께 국내외 외주 프로그램을 절반 가까이 편성, 원가를 절감할
계획이다.

이들 지상파 방송사외에 무궁화 위성을 이용한 전문 위성방송에 현대
삼성 LG 대우 등 대기업들을 비롯, 한국통신 등 공기업과 케이블TV 신문사
등이 사업자 참여를 추진하고 있어 이들 간의 물밑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국이 글로벌 멀티미디어시대에 "문화 선진국"으로 자리를 굳히기 위해
필수 불가결한 위성방송의 고도화와 관련, 이들 다양한 참여업체들이 어떤
"작품"을 내놓을 것인지 주목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