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전영희씨(35)가 96 화랑미술제 (5~11일,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가산화랑 초대작가로 참가,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와 미 롱아일랜드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한 전씨는
지금까지 7회의 개인전과 10회의 단체전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펴왔다.

출품작은 100호 및 50호짜리 각 2점과 소품 등 20여점.

"아카데미즘에서 탈피, 내것을 찾자는 생각에서 3~4년전부터 변화를
시도해왔습니다.

이번 출품작에서는 한국성과 동양정신의 바탕을 이루는 단순.소박미를
부각시켜 고요하면서도 침잠된 듯한 분위기를 추구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형상은 없지만 신비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비나 안개
등 자연현상들을 이미지로 차용해온 그는 올들어 구체적인 자연현상보다
더욱 철학적이고 회화적인 제재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석고를 재료로 한 모래작업과 은은한 색조의 번짐효과를 이용한 작품들은
넓게 확장된 듯한 공간감과 함께 신비감을 뿜어내 보는 이들로 하여금
명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특정한 사물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보다는 보이는것 뒤에 숨어있는
본질을 파헤쳐 보도록 하는게 더욱 의미가 깊다는 생각에서 추상쪽을
택했다"고.

앞으로도 한국적이며 동양정신에 바탕을 둔 깊고 심도 있는 작품을
해나갈 계획이며 내년쯤에는 대작 위주의 개인전을 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