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근세사의 치욕의 땅.동서양이 혼재돼 무역과 금융의 국제중심지로
발전한 홍콩이 이제 1년 뒤인 97년 6월30일 자정이 지나면 150여년간의
영국식민지에서 벗어나 "중국홍콩"으로 바뀐다.

홍콩의 중국반환을 1년 남긴 시점에서 장정연주한중국대사는
한국경제신문과의 단독회견에서 "내년 7월 이후에도 홍콩에 고도자치권을
보장한다는게 중국의 확고한 방침"이라며 "세계적인 금융 무역 중심지로서
홍콩의 역할엔 변함이 없을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력이나 잘 발달된 선진자본주의 시스템으로 따지면 중국의 웬만한
성 몇개를 합친 것보다 값진 "자산획득"을 눈앞에 둔 중국의 입장을
장정연대사로부터 들어본다.

-중국정부는 홍콩반환을 "굴욕적인 역사"의 청산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근대사에서 홍콩반환이 어떤 의미를 지닌다고 보십니까.

<>중국정부는 물론 홍콩인들도 "대단히 큰 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것은 홍콩의 중국반환이 수치스러운 식민통치역사를 종결짓고 새로운
역사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을 앞에 두고 있는 셈입니다.

-내년 7월 이후 홍콩의 명칭은 어떻게 됩니까.

영국 통치하에서 쓰던 홍콩을 그대로 씁니까, 아니면 북경어발음인
샹강( Xiang Gang )을 사용하게 됩니까.

<>반환 이후엔 중화인민공화국향항특별행정구라고 부르게 됩니다.

내년부터 대외적으로 중국홍콩이라고 부를 것입니다.

-홍콩의 주권이양절차를 두고 중국과 영국이 상당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주권이양식 장소와 행사절차등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은 무엇입니까.

<>지난 84년12월 중국과 영국은 홍콩반환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순조로운 이양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내용이지요.

실제로 89년까지는 양국의 협력하에 이양작업이 착실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89년 6월 천안문사태 이후 그간의 양국협력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영국은 중국의 정세를 잘못 판단해 홍콩반환정책을 다시 "조정"했습니다.

협력관계를 완전히 파괴하지는 않았지만 협력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한동안 홍콩이양작업이 이뤄지지 않기까지 했습니다.

이 기간동안에 영국정부는 중국이 97년까지 홍콩을 제대로 인수할수
있겠느냐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러던 차에 지난해 10월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영국을 방문해 양국간
협력분위기를 이끌어 냈고 이후 홍콩 반환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국이 일시적으로 홍콩이양에 비협조적으로 나온 원인은 무엇이었다고
보십니까.

<>홍콩이양과 관련해 중국과 영국정부가 모든 사안에 합의한 상태는
아닙니다.

중국으로선 영국과 잘 협력해 홍콩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생각이지만
영국정부는 홍콩의 번영을 지속적으로 유지할수 있을것인가에 의구심을
가졌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이를 내세워 영국이 통치권을 내놓지 않으려는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홍콩의 금융시장이 급속히 위축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홍콩의 고도 자치권보장에 대한 중국정부의 입장엔 변화가 없습니까.

<>중국의 홍콩에 대한 정책은 크게 세가지로 요약됩니다.

1국가 2체제를 유지한다는 것과 자치활동보장(고도자치), 홍콩인에 의한
홍콩 통치 등이 그것입니다.

홍콩을 원만하게 이끌 자신이 있습니다.

대홍콩정책도 현실에 부합하게 시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 장대사는 "등소평선생"께서 중국과 영국 홍콩등
세 당사자의 현실에 맞는 정책을 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따라서 외교와 군사적인 부분을 제외한 기존 홍콩의 자치활동을 보장해
홍콩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다는게 중국의 확고한 입장입니다.

-그런데도 천안문사태등으로 불안을 느낀 홍콩의 전문직업인과
경영인들이 홍콩을 떠나고 있지 않습니까.

<>대부분의 홍콩인들은 중국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개별적으론 중국정부를 좋게 평가하고 각 분야에 적극 협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극소수는 중국정부에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것도 사실입니다.

만일 홍콩반환 이후 중국정부의 통치활동에 반할땐 주권국가로서
이들에게 제재를 가하지 않을수 없을 것입니다.

-기존 홍콩의 대기업에 대한 정책엔 변화가 없습니까.

<>홍콩의 이가성회장등 주요 홍콩기업인들은 중국본토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들 화교기업인은 중앙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중국정부
또한 이들의 중국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홍콩의 화교기업에 불리한 조치는 절대 없을 것입니다.

(장대사는 이 부분을 특히 강조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법적지위에 문제는 없습니까.

특히 한국상사 주재원들에 대한 불리한 조치는 없습니까.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는 중국정부의 방침은 분명합니다.

중국과의 외교관계가 유지되고 현재 홍콩과 비자면제협정이 체결된
한국과는 기존의 관행이 그대로 적용될 것입니다.

-반환 이후 한국과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십니까.

<>기존 중한관계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봅니다.

다만 중국의 1국가2체제의 모델인 홍콩문제가 잘 해결되면 대만문제도
순조로운 발전이 있을것으로 기대합니다.

한국국민들이 홍콩반환을 아시아의 평화와 국제협력의 시각에서
이해해줬으면 합니다.

< 김영근.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