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공의 "엔크린"은 독자 개발한 첨가제를 사용한 브랜드 휘발유이다.

유공은 경쟁사에 상표 휘발유 출시의 선수를 빼앗기자 지난해 10월 "엔크린"
을 내놓고 1위 수성에 나섰다.

이 회사가 뒤늦게 브랜드 휘발유 시장에 뛰어들면서 강조한 것은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엔진첨가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기술력의 우위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그를 통해 국내 1위 정유회사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서였다.

동시에 마케팅 활동도 공격적으로 개편하고 톱탤런트를 기용한 TV광고횟수
도 크게 늘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엔크린을 시판하기 전인 지난해 9월 36.9%였던 휘발유 시장 점유율은 현재
38.9%로 2%포인트나 높아졌다.

휘발유시장은 점유율이 1%포인트 달라지면 엄청난 시장 변화로 인식될
정도로 탄력성이 아주 작은 시장.

"엔크린"은 유공이 경쟁업체를 따돌리고 정상의 자리를 지키게 해준
"효자"인 셈이다.

유공 관계자는 엔크린의 대히트 비결에 대해 무엇보다 "품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유공의 첨가제는 실제로 미국의 SWRI와 영국의 리카도등 국제적인 성능
평가기관으로부터 선진국 제품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엔진내부의 찌꺼기 발생을 대폭 줄여줄 뿐만 아니라 기존에 쌓여 있던
찌꺼기를 제거해 엔진수명을 연장하고 엔진의 출력과 연비를 향상시키는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 관계자는 "엔진 내부 찌꺼기 발생의 주원인인 고비점 방향족
물질을 사전에 제거하는 공정이 기술력의 핵심"이라고 귀띔했다.

품질만으로 히트를 친 건 아니었다.

유공은 엔크린을 시판하면서 그동안 "앉아서 기다리던" 마케팅방식을
완전히 바꾸었다.

주유소 대리점등 영업사원 총 2,500명에 대해 100회이상 서비스교육을
실시하는등 고객만족경영체제구축에도 박차를 가했다.

동시에 제휴카드인 유공비씨카드 서비스제를 강화해 회원수를 국내 최대인
170만명으로 늘렸다.

광고전략도 성과가 컸다.

영화배우 박중훈과 이경영을 내세운 "재미있는" TV광고는 지난 5월 한국
조사개발원이 조사한 TV광고 인지도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엔크린(enclean)"은 "깨끗한 엔진"(engine clean) "깨끗한 환경"
(environment clean) "깨끗한 에너지"(energy clean) 등의 의미를 함축하는
이름이다.

유공은 환경보호와는 거리가 먼 휘발유에 환경보호의 이미지를 갖춘 이름을
사용, 브랜드 이미지제고 효과도 매우 높았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권영설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