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9일에 열리는 11개국 아시아 중앙은행회의에서 아시아판 국제결제
은행(BIS)창설이 공식의제로 올라 처음으로 본격 논의된다.

비지트 수피니트 태국 중앙은행총재는 24일 "현재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서
아시아판 BIS 창설을 지지하고 있으나 일부 아시아 "경제대국"들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고 "이번 회의에서는 이들 반대국가들을 설득
하는게 최대 현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지트 총재는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는 나라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일본과 싱가포르, 홍콩이 아시아판 BIS 창설에 합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관련, 영증권사 바클레이즈의 스코트 라탐은 "이들 3개국은 아시아판
BIS가 생길 경우 국제 금융정책 결정에서 자국의 입김이 줄어들 것을 우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2차대전이후 창설된 BIS는 세계 각국 중앙은행간 협력을 촉진하고
시중은행 감독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등 중앙은행의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로 자리잡았으나 선진국 중심의 운영으로 아시아 각국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각국은 "아시아에서 제2의 멕시코 페소화사태가 발생할
경우 BIS는 적극적으로 도와 주지 않을 것"이라며 별도의 지역 BIS를 창설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호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심각한 경상적자를 빚고 있는
나라들은 아시아판 BIS창설에 적극 찬성하고 있으나 일본 싱가포르등 경상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선진국들은 적자국에 대한 원조부담을 우려, 반대하고
있다.

필리핀은 유보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번 회의에는 한국, 중국, 뉴질랜드등 11개 아시아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
가 참석한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