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인터뷰] 강영중 <대교 회장>에게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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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교육으로 널리 알려진 (주)대교가 7월1일 그룹경영을 선포한다.
대교그룹의 계열사는 대교, 대교아메리카, 대교출판, 프레스빌,
엑스피아월드, 대교여행, 대교유통, 대교컴퓨터, 대교방송, 하얀마음등
10개.
교육문화에서 엔터테인먼트, 유통과 정보통신, 건설과 생명산업까지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95년 매출액은 4,282억원, 올 매출목표는 5,308억원이다.
76년 7월 한국공문수학연구회를 시작한지 20년만에 대교그룹을 일으켜 이제
다시 세계기업을 향해 재출발하는 강영중회장(47)을 서울봉천동 눈높이
보라매센터 14층에서 만나 그간의 역정과 그룹총수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
[[[ 대담 = 박성희 < 문화부장 > ]]]
-교육사업 시작 20년만에 종합 교육문화그룹으로 성장한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강회장=좋은사람들을 많이 만난 덕이겠지요.
1만5,000명에 이르는 우리 사원 모두가 착하고 성실합니다.
일반기업의 문화나 분위기와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룹선포식은 대외적인 과시와 더불어 사회적인 책무를 다할 준비가
됐다는 얘기일 것같습니다.
혹 계기가 있다면.
<>강회장=87년 법인전환 뒤 직원들과 10년안에 유수기업으로 재도약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올해는 대교가 스무살 성년이 되는 해인데다 매출액도 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사회적인 책무에 눈돌릴 때가 된 거지요.
또 우리직원들은 평균연령 28세로 무엇이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에 있어
남다릅니다.
그룹으로 거듭나는 것은 패기만만한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고
다시 한번 똘똘 뭉치기 위한 내적 행사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오늘의 대교그룹을 있게 한 바탕을 설명해 주시죠.
<>강회장=75년 일본서점을 둘러보던 중 교육공학에 관한 책이 많은 것을
봤어요.
교사들의 평가도구나 자료처리기능을 다루는 내용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지 않는 지식산업 교육산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더군요.
우리가 근대화의 불을 당기고 있을 때 일본에서는 이미 분화되고 전문화된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리라고 생각했는데
맞아떨어진 셈이지요.
지식정보산업사회가 되면 교육도 고도의 훈련과 처리능력이 필요한 쪽으로
흘러가리라 예측한 것이 오늘날의 대교를 이루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움도 많았을 것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때와 어떻게 그같은 위기를 넘기고 도약할 수 있었는지.
<>강회장=80년 7월3일 단행된 과외금지조치로 최초의 위기를 맞았었죠.
어느정도 틀을 잡아가던 시기에 아무 예고없이 일어난 만큼 회사는 물론
저 자신 방향타를 잃고 휘청였습니다.
그렇지만 찬찬이 현실과 내부문제를 검토한 끝에 가정방문식 학습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체온과 정서를 읽으면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수 있었던 거지요.
-80년대말 또한차례 고비가 있었던 걸로 압니다만.
<>강회장=88년 노사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일본 공문수학쪽에서 구몬수학
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요구, 계약관계를 끝내고 홀로서기를 시도할
때였습니다.
노사관계를 일단 극복하고 나니 임직원간의 결속력이 한층 단단해졌습니다.
일본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 계약을 파기하고 눈높이수학으로
바꾼 것이 오히려 도약의 발판이 됐습니다.
89년말 눈높이수학으로 바꾸고 "어린이를 이해하려면 눈높이를 맞춰
주세요"라는 광고를 시작한 것이 학부모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국내사교육시장의 규모가 대교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도 할수 있겠는데요.
처음 시작한 76년과 현재의 사교육시장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강회장=3조원에서 17조원까지 설이 많지만 어린이문구등을 합하면
10조원은 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80년 과외금지조치시에 2조3,000억원으로 발표됐던 점으로 미뤄 76년에도
1조원은 됐을 거에요.
-케이블TV와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강회장=교육은 지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으로 나눠집니다.
대교의 경우 지금까지 지적인 교육을 강조해 왔다면 앞으로는 정서적인
교육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컴퓨터와 오락기구를 이용한 노래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운동과 감각신경을
높이는 것 등이지요.
지금 아이들은 멀티미디어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교육수요자의 요구도 변화하고 있지요.
따라서 방송과 컴퓨터가 교육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실내에서 이뤄지는 간접학습의 한계에서 벗어나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현장학습의 중요성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케이블TV와 엑스포과학공원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러한 시대변화에 능동적
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10개 계열사와 함께 대교문화재단이 설립돼 있는데요.
재단의 사업내용은 무엇인지요.
<>강회장=우수교사에 대한 시상과 학술지원 장학금지급, 아동문학상 시상
등이 있습니다.
자산규모는 120억원정도구요.
-교육문화부문에 주간신문 "사람과 사회"가 포함돼 있는데요.
언제부터 나옵니까.
성격은.
<>강회장=9월 창간을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일반적인 종합주간지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좀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긍정적인 삶의 모습들을 발굴, 전달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에요.
또 다른 시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건전한 지상토론의 장으로 만들 작정
입니다.
-매출규모가 90년 380억원에서 지난해 4,282억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쪽이 어렵고 바탕이 된 학습지 시장도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전망과 대책은.
<>강회장=정부가 발표한 대로 GNP대비 5%에 이르는 17조원의 재정이 투입
되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교육이 강화되면 공교육이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출판과 학습지시장이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지요.
출판시장의 경우 7월부터 베른조약이 발효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겁니다.
학습지시장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충족을 위한 다품종소량생산및
멀티미디어상품의 보급으로 인해 채산성악화가 우려됩니다.
결국 3~5년안에 새로운 시장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경영방향을 전환해야 할텐데요.
추진중인 계획이 있다면.
<>강회장=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준비중입니다.
전국에 170만명의 회원을 가진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야겠지요.
나아가 이노베이션을 통해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어야지요.
-학습지쪽의 세계진출 계획이나 전략이 있다면.
<>강회장=미국 캐나다 일본등에 법인과 사무실을 개설했고 중국에도 곧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미개척시장인 중국은 한국을 자본주의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우호관계로 보는 것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신문사와 접촉,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중국 러시아등 5개국 영재어린이가 겨루는 국제수학
축제에 참여하고 중국의 소년신문사 사장들을 매년 초청, 우리의 이미지를
심고 있습니다.
그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해야 우리의 상품을 팔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4년전부터 문화교류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왔고 내년에는 사무소를
개설, 우리상품에 대한 시장조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쉽게 돈벌려는 생각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법인의 일은.
<>강회장=미국에서는 국내에서처럼 대교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캐나다와
일본에서는 사무실을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경우 현지법인 형태로 5년째 운영중인데 교포대상에서 현지인을
위주로 사업방향을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케이블TV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대교방송의 적자 타개를 위한 방안은.
<>강회장=현재의 적자가 계속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은 투자단계인 만큼 3년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출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케이블TV의 승부는 전송망 보급과 프로그램 수준에 달려 있는데 연말까지
150만가구를 돌파한다고 하니까 나아지겠죠.
TV공해라는 말이 많은데 우리채널은 어린이들에게 마음껏 노출시켜도
괜찮은 무공해채널이라고 자부합니다.
-외국방송사업에도 진출하셨죠.
<>강회장=한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일본 위성TV의 코토모채널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어 다큐멘터리 교양 여행정보등을 2가지 채널을 통해 방영하게 되는데
재일 한국인에게 우리정서를 전하고 우리말을 배울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일본과 동남아에 한국의 모습을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분과 방송개시일은.
<>강회장=19.9%(약 4억5,000만원)입니다.
2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의 규정때문이죠.
방송은 8월1일부터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프로그램은 일부를
한국에서 제작해 공급합니다.
수익성은 적지만 우리 기업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의의와 가치를 전하는
일들을 찾자는 거죠.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상황은 어떻습니까.
<>강회장=94년 인수후 자본금 30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127억원적자를
낸데다 올해에도 12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처음부터 채산성이 높고 영리추구에 적합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잘하면
손해는 보지 않고 이미지제고등 긍정적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봤는데
생각같지 않습니다.
민간업체를 운영주체로 선정했다면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해야 하는데
정부 재단 시등 유관단체의 제약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거의 없습니다.
자율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적자는 면할 수 있을 듯도 한데 말입니다.
-종합적인 교육문화그룹으로서의 계획과 포부를 전해 주시죠.
<>강회장=일차적으로 보다 고차적인 학습시스템을 개발, 소비자의 욕구에
걸맞는 학습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 WTO시대에 발맞춰 해외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중입니다.
학습지제도에 관한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으니까요.
또 우리 그룹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복한 삶과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가정과 인간을 위해 뜻있는 일을 찾아나서자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육및 종합정보, 생명산업, 신유통부문등을 주력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경영철학이나 이념을 요약한다면.
<>강회장=인간중심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요.
그 바탕을 이루는 것은 정신과 몸의 건강이지요.
그래서 "건강한 인간,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사시로 정했습니다.
우리사회가 많은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사회질서가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과정을 무시하는 결과론에 집착하지 말고 윤리관과
도덕관을 바로 세우자고 강조합니다.
일은 즐거운 것이고 스스로 선택한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바르고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꿈을 가꾸어 나가자는 것이 사훈입니다.
-20년만에 그룹을 일군 것 자체가 비젼제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수 있고
신흥그룹인 만큼 인사상 유리한 점도 있겠습니다.
사훈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인가요.
<>강회장=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모범을 보이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정서가 최선의 선이고 가치라고 보여주면 아랫사람들도 따라
오리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정직성을 갖춰야 존경과 신뢰를 받고 깨끗한 기업을 만들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땀흘린 댓가를 직원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 3년전부터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해 오고 있고 후반기 상장을 추진중입니다.
그리고 사업다각화때 각자의 몫과 자리를 선택할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형제중 계열사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가족관계는.
<>강회장=대교 부사장이 막내동생입니다.
바로 아래동생은 따로 사업을 합니다.
처음 학습지를 같이 시작한 누이는 시집가 살림에만 전념하고 있지요.
계열사는 모두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어머니와 79년 결혼한 아내, 그리고 아들 둘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 정리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
대교그룹의 계열사는 대교, 대교아메리카, 대교출판, 프레스빌,
엑스피아월드, 대교여행, 대교유통, 대교컴퓨터, 대교방송, 하얀마음등
10개.
교육문화에서 엔터테인먼트, 유통과 정보통신, 건설과 생명산업까지 다양한
부문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95년 매출액은 4,282억원, 올 매출목표는 5,308억원이다.
76년 7월 한국공문수학연구회를 시작한지 20년만에 대교그룹을 일으켜 이제
다시 세계기업을 향해 재출발하는 강영중회장(47)을 서울봉천동 눈높이
보라매센터 14층에서 만나 그간의 역정과 그룹총수로서의 포부를 들어봤다.
=======================================================================
[[[ 대담 = 박성희 < 문화부장 > ]]]
-교육사업 시작 20년만에 종합 교육문화그룹으로 성장한 것은 정말
놀랍습니다.
소감을 말씀해 주시죠.
<>강회장=좋은사람들을 많이 만난 덕이겠지요.
1만5,000명에 이르는 우리 사원 모두가 착하고 성실합니다.
일반기업의 문화나 분위기와 상당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룹선포식은 대외적인 과시와 더불어 사회적인 책무를 다할 준비가
됐다는 얘기일 것같습니다.
혹 계기가 있다면.
<>강회장=87년 법인전환 뒤 직원들과 10년안에 유수기업으로 재도약하자고
약속했습니다.
올해는 대교가 스무살 성년이 되는 해인데다 매출액도 5,000억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사회적인 책무에 눈돌릴 때가 된 거지요.
또 우리직원들은 평균연령 28세로 무엇이든 할수 있다는 자신감에 있어
남다릅니다.
그룹으로 거듭나는 것은 패기만만한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심어주고
다시 한번 똘똘 뭉치기 위한 내적 행사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오늘의 대교그룹을 있게 한 바탕을 설명해 주시죠.
<>강회장=75년 일본서점을 둘러보던 중 교육공학에 관한 책이 많은 것을
봤어요.
교사들의 평가도구나 자료처리기능을 다루는 내용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사용되지 않는 지식산업 교육산업이라는 용어가 등장하더군요.
우리가 근대화의 불을 당기고 있을 때 일본에서는 이미 분화되고 전문화된
산업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도 멀지 않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리라고 생각했는데
맞아떨어진 셈이지요.
지식정보산업사회가 되면 교육도 고도의 훈련과 처리능력이 필요한 쪽으로
흘러가리라 예측한 것이 오늘날의 대교를 이루었다고 할수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어려움도 많았을 것같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때와 어떻게 그같은 위기를 넘기고 도약할 수 있었는지.
<>강회장=80년 7월3일 단행된 과외금지조치로 최초의 위기를 맞았었죠.
어느정도 틀을 잡아가던 시기에 아무 예고없이 일어난 만큼 회사는 물론
저 자신 방향타를 잃고 휘청였습니다.
그렇지만 찬찬이 현실과 내부문제를 검토한 끝에 가정방문식 학습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소비자의 체온과 정서를 읽으면서 사업을 진행하다 보니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수 있었던 거지요.
-80년대말 또한차례 고비가 있었던 걸로 압니다만.
<>강회장=88년 노사문제가 발생했을 때와 일본 공문수학쪽에서 구몬수학
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요구, 계약관계를 끝내고 홀로서기를 시도할
때였습니다.
노사관계를 일단 극복하고 나니 임직원간의 결속력이 한층 단단해졌습니다.
일본측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수 없어 계약을 파기하고 눈높이수학으로
바꾼 것이 오히려 도약의 발판이 됐습니다.
89년말 눈높이수학으로 바꾸고 "어린이를 이해하려면 눈높이를 맞춰
주세요"라는 광고를 시작한 것이 학부모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국내사교육시장의 규모가 대교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도 할수 있겠는데요.
처음 시작한 76년과 현재의 사교육시장 규모를 어느 정도로 보십니까.
<>강회장=3조원에서 17조원까지 설이 많지만 어린이문구등을 합하면
10조원은 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80년 과외금지조치시에 2조3,000억원으로 발표됐던 점으로 미뤄 76년에도
1조원은 됐을 거에요.
-케이블TV와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에 참여하게 된 동기는.
<>강회장=교육은 지적인 것과 정서적인 것으로 나눠집니다.
대교의 경우 지금까지 지적인 교육을 강조해 왔다면 앞으로는 정서적인
교육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컴퓨터와 오락기구를 이용한 노래학습을 통해 아이들의 운동과 감각신경을
높이는 것 등이지요.
지금 아이들은 멀티미디어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교육수요자의 요구도 변화하고 있지요.
따라서 방송과 컴퓨터가 교육에서 차지하는 역할도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실내에서 이뤄지는 간접학습의 한계에서 벗어나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현장학습의 중요성도 더해가고 있습니다.
케이블TV와 엑스포과학공원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러한 시대변화에 능동적
으로 대처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10개 계열사와 함께 대교문화재단이 설립돼 있는데요.
재단의 사업내용은 무엇인지요.
<>강회장=우수교사에 대한 시상과 학술지원 장학금지급, 아동문학상 시상
등이 있습니다.
자산규모는 120억원정도구요.
-교육문화부문에 주간신문 "사람과 사회"가 포함돼 있는데요.
언제부터 나옵니까.
성격은.
<>강회장=9월 창간을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일반적인 종합주간지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좀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긍정적인 삶의 모습들을 발굴, 전달하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에요.
또 다른 시각과 의견을 존중하는 건전한 지상토론의 장으로 만들 작정
입니다.
-매출규모가 90년 380억원에서 지난해 4,282억원으로 급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출판쪽이 어렵고 바탕이 된 학습지 시장도 한계상황에 다다랐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전망과 대책은.
<>강회장=정부가 발표한 대로 GNP대비 5%에 이르는 17조원의 재정이 투입
되고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교육이 강화되면 공교육이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출판과 학습지시장이 힘들어질 것은 분명하지요.
출판시장의 경우 7월부터 베른조약이 발효되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겁니다.
학습지시장 또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충족을 위한 다품종소량생산및
멀티미디어상품의 보급으로 인해 채산성악화가 우려됩니다.
결국 3~5년안에 새로운 시장구조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그렇다면 경영방향을 전환해야 할텐데요.
추진중인 계획이 있다면.
<>강회장=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준비중입니다.
전국에 170만명의 회원을 가진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야겠지요.
나아가 이노베이션을 통해 보다 나은 제품을 만들어야지요.
-학습지쪽의 세계진출 계획이나 전략이 있다면.
<>강회장=미국 캐나다 일본등에 법인과 사무실을 개설했고 중국에도 곧
나갈 예정입니다.
특히 미개척시장인 중국은 한국을 자본주의의 성공적인 사례로 인정하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우호관계로 보는 것같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중국의 아동을 대상으로 한 신문사와 접촉,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어요.
홍콩 싱가포르 일본 중국 러시아등 5개국 영재어린이가 겨루는 국제수학
축제에 참여하고 중국의 소년신문사 사장들을 매년 초청, 우리의 이미지를
심고 있습니다.
그나라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해야 우리의 상품을 팔수 있으니까요.
따라서 4년전부터 문화교류사업을 꾸준히 전개해 왔고 내년에는 사무소를
개설, 우리상품에 대한 시장조사에 들어갈 생각입니다.
해외에서 쉽게 돈벌려는 생각은 실패할 확률이 높습니다.
-미국 캐나다 일본 법인의 일은.
<>강회장=미국에서는 국내에서처럼 대교상품을 취급하고 있고 캐나다와
일본에서는 사무실을 준비하는 상황입니다.
미국의 경우 현지법인 형태로 5년째 운영중인데 교포대상에서 현지인을
위주로 사업방향을 바꿔 나갈 계획입니다.
-위성방송이 시작되면 케이블TV의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입니다.
대교방송의 적자 타개를 위한 방안은.
<>강회장=현재의 적자가 계속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지금은 투자단계인 만큼 3년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출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케이블TV의 승부는 전송망 보급과 프로그램 수준에 달려 있는데 연말까지
150만가구를 돌파한다고 하니까 나아지겠죠.
TV공해라는 말이 많은데 우리채널은 어린이들에게 마음껏 노출시켜도
괜찮은 무공해채널이라고 자부합니다.
-외국방송사업에도 진출하셨죠.
<>강회장=한국업체로는 유일하게 일본 위성TV의 코토모채널에 참여했습니다.
한국어 다큐멘터리 교양 여행정보등을 2가지 채널을 통해 방영하게 되는데
재일 한국인에게 우리정서를 전하고 우리말을 배울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일본과 동남아에 한국의 모습을 알리는 것이 목적입니다.
-지분과 방송개시일은.
<>강회장=19.9%(약 4억5,000만원)입니다.
20%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일본의 규정때문이죠.
방송은 8월1일부터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 시작하고 프로그램은 일부를
한국에서 제작해 공급합니다.
수익성은 적지만 우리 기업의 독특한 색깔을 가지고 의의와 가치를 전하는
일들을 찾자는 거죠.
-엑스포과학공원 운영상황은 어떻습니까.
<>강회장=94년 인수후 자본금 300억원을 투자했는데 지난해 127억원적자를
낸데다 올해에도 120억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처음부터 채산성이 높고 영리추구에 적합한 아이템은 아니었지만 잘하면
손해는 보지 않고 이미지제고등 긍정적 효과를 얻을수 있다고 봤는데
생각같지 않습니다.
민간업체를 운영주체로 선정했다면 창의적인 경영활동을 보장해야 하는데
정부 재단 시등 유관단체의 제약으로 인해 선택의 폭이 거의 없습니다.
자율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적자는 면할 수 있을 듯도 한데 말입니다.
-종합적인 교육문화그룹으로서의 계획과 포부를 전해 주시죠.
<>강회장=일차적으로 보다 고차적인 학습시스템을 개발, 소비자의 욕구에
걸맞는 학습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입니다.
또 WTO시대에 발맞춰 해외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중입니다.
학습지제도에 관한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으니까요.
또 우리 그룹은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개인의 행복한 삶과 건강하고 화목한
가정을 위해 힘을 기울이고자 합니다.
가정과 인간을 위해 뜻있는 일을 찾아나서자는 거지요.
그런 의미에서 교육및 종합정보, 생명산업, 신유통부문등을 주력방향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경영철학이나 이념을 요약한다면.
<>강회장=인간중심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어요.
그 바탕을 이루는 것은 정신과 몸의 건강이지요.
그래서 "건강한 인간, 건강한 가정, 건강한 사회"를 사시로 정했습니다.
우리사회가 많은 병을 앓고 있는 것은 사회질서가 붕괴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에게 과정을 무시하는 결과론에 집착하지 말고 윤리관과
도덕관을 바로 세우자고 강조합니다.
일은 즐거운 것이고 스스로 선택한 일에 몰두하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바르고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꿈을 가꾸어 나가자는 것이 사훈입니다.
-20년만에 그룹을 일군 것 자체가 비젼제시의 대표적인 사례가 될수 있고
신흥그룹인 만큼 인사상 유리한 점도 있겠습니다.
사훈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무엇인가요.
<>강회장=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모범을 보이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정서가 최선의 선이고 가치라고 보여주면 아랫사람들도 따라
오리라고 봅니다.
무엇보다 정직성을 갖춰야 존경과 신뢰를 받고 깨끗한 기업을 만들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땀흘린 댓가를 직원들에게 나눠 주기 위해 3년전부터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해 오고 있고 후반기 상장을 추진중입니다.
그리고 사업다각화때 각자의 몫과 자리를 선택할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할
방침입니다.
-형제중 계열사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가족관계는.
<>강회장=대교 부사장이 막내동생입니다.
바로 아래동생은 따로 사업을 합니다.
처음 학습지를 같이 시작한 누이는 시집가 살림에만 전념하고 있지요.
계열사는 모두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족은 어머니와 79년 결혼한 아내, 그리고 아들 둘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 감사합니다.
< 정리 = 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