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월가가 한국기업과 관련된 국제거래로 작은 파문에 휩싸여 있다.

미국의 한 유력 반도체장비업체가 한국의 대기업과 "체결한" 수출계약이
펑크나자 이 미국업체의 주가가 폭락사태를 맞고 있는 것.

월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는 비운의 주인공은 미국의 LTX라는 반도체장비
메이커.

이 회사는 지난 21일 나스닥증시에서 자사의 주식가격이 단 하룻만에
30%나 폭락하는 주가붕괴사태를 겪었다.

이날 LTX주식의 폐장가는 주당 6.25달러로 전날의 9달러에 비해 2.75달러나
급락했다.

LTX에 주가붕괴라는 "엄청난 선물"을 안겨준 기업은 한국의 (주)대우.

이날 LTX는 대우가 지난해 5천만달러치의 반도체테스트장비를 주문, 물건을
다 만들어 놓았으나 대우가 이달초 이 상품의 수령거부를 통보해 왔다고
밝혔다.

그러자 LTX주가는 순식간에 급전직하, 하룻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월가를 들끓게 했다.

LTX와 대우간의 이번 사건은 작년말 대우의 한 직원이 LTX에 비공식 주문을
내면서부터.

LTX는 당시 남기정이라는 한 대우직원이 LTX서울사무소에 5천만달러치의
반도체테스트장비를 주문하면서 이 사실을 비밀로 부쳐달라고 해 그렇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거액의 주문을 받은 LTX는 곧바로 생산에 착수, 지난달 제작을 마친후
대우측에 물품을 인수하라는 전문을 띄웠다.

그러나 답신은 전혀 뜻밖이었다.

대우측은 그런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으며 설사 있다 하더라도 남기정
이라는 직원이 그같은 계약을 체결할 권한과 자격이 없는 인물이라고 통보해
왔다.

대우측은 또 그가 언제 계약을 맺었는지도 알지 못하며 문제의 인물은
최근 한국을 떠나 자취를 감추었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대우는 아직 반도체생산공장부지나 합작파트너를 결정하지도
못하고 있어 LTX의 반도체장비를 도저히 수령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렇게 되자 LTX는 이 문제를 미보스턴지방법원에 제소, "LTX-대우사건"은
법정에서 다루어지게 됐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