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철 하나은행장(59)이 한국은행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어온
하나은행 사람들의 이야기와 금융인으로서의 자신의 역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은 에세이집 "하나가 없으면 둘도 없다"(디자인하우스간)를 펴냈다.

윤행장은 이책에서 한국투자금융이 91년 하나은행으로 전환하는 과정부터
하나은행이 93년 유러머니지에 의해 "한국 최우수은행"으로 선정된 이야기,
그리고 은행장같은 행원-행원같은 은행장으로 대변되는 하나은행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등을 실제사례 중심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단자회사가 은행으로 업종을 바꾼 첫사례가 하나은행이지요. 그 과정에는
남다른 준비도 있었고 남모를 사연도 많았습니다. 그같은 노력이 단기간에
유수은행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윤행장은 그러나 창립 5년에 이르면서 새로 입사하는 사람들이 하나은행이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는지 알지 못하는데다 외부에서 하나은행만
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같아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또 창립 3년만에 수신고 10조원을 돌파하고 계속해서 급속한 성장을 거듭
해온 하나은행 사람들의 꿈과 애환에 얽힌 이야기가 급변하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고 부연했다.

"하나은행의 기본정신은 행원 한사람 한사람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는
능동성이자 자주정신입니다. 그래서 이책은 저 개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어렵고 힘든 상황속에서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 오늘의 하나은행을 가꿔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직원을 만나나 중역을 만나나 똑같은
은행, 전직원이 경영계획을 세우는 은행의 모습을 만들어온 하나은행
사람들의 살아있는 모습과 행동을 책에 담고자 했지요"

경영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무엇인가 선택해야 하며, 따라서 변화를 정확
하게 아는 것은 최고경영자에게 맡겨진 중대한 의무중 하나라는 것이
윤행장의 생각이다.

그런 만큼 변화를 인식하는 가장 폭넓은 방법인 독서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폴 케네디교수의 "21세기 준비"를 읽고 있다는 그는 젊은층의 경우
현시점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정하고 주위를 설득하는 자질을 기르는데
필요한 리더십관련서를 많이 읽었으면 한다고.

윤행장은 경남거제 태생으로 부산대법대를 나와 농업은행과 한국개발금융을
거쳐 85년부터 한국투자금융과 하나은행(91~현재)의 수장으로 일해 왔다.

현재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 부회장과 국립발레단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가족은 부인 이정희여사와 1남3녀.

< 김수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