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러시아의 향방을 결정지을 대선이 하루앞으로 다가왔다.

러시아사상 최초의 직선대통령을 탄생시킬 이번 대선은 자본주의체제로
전환한지 4년째인 러시아의 운명을 뒤바꿀수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판세는 현대통령인 옐친과공산당 당수 주가노프의 2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옐친현대통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이번주 프치움(전러시아사회여론조사센타)이 발표한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옐친(36%)이 주가노프(24%)를 12%포인트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민간 여론조사기관인 로리르도 "옐친이 1차투표에서 34%를 득표,
주가노프를 6%포인트 차로 누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30%이상의 유권자들이 후보를 선택하지 못한 상태이고, 또
러시아 국민들이 반정부의사를 밝히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긴 어렵다.

선거결과는 17일 오전(현지시간) 극동 연해주지역으로부터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해 최종집계가 나오기까지 2~3일 정도 걸릴 전망이다.

이번 러시아 대선은 총 1억6백30만명의 유권자중 50%이상 투표해야만
당선자를 가릴 수 있다.

또 1위득표자가 유효투표의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하면 한달내 1,2위
득표자간 2차투표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각계각층의 지지를 업은 10명의 후보자가 겨루기 때문에
어느 후보도 1차투표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다음달 7일 옐친과 주가노프간 2차대결이 확실시 되고 있다.

2차투표는 두 후보의 더욱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1차 투표에 참가한 후보 10명중 탈락한 나머지 8명의 후보들이 어느 쪽으로
손을 드느냐가 관건이다.

탈락 예상자중에는 개혁주의자인 야블린스키와 군사령관 출신의 레베드등
다크호스가 즐비하다.

이들은 두 후보가 흠집내기에 정신없을때 꾸준히 세불리기에 몰두해 왔다.

특히 레베드는 16일투표에서 극우 민족주의자 지리노프스키를 제치고
3위권에 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 박수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