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재 < LG경제연 이사 >

무한경쟁시대에 접어 들면서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외부 경영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입해 컨설팅을 받아도 그 결과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보고서를 받는 것으로 컨설팅이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물론 대안제시가 잘못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바람직한 대안이 나와도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허다하다.

성공적인 컨설팅을 위해선 경영자의 마인드가 중요한 것도 이같은 이유
에서다.

효과적인 컨설팅은 컨설턴트의 역할뿐 아니라 컨설팅을 받는 기업가들의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컨설팅을 받는 경영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경영자와 컨설턴트의 역할분담이다.

컨설턴트는 경영일반에 관해서는 전문가일 수 있으나 특정 회사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또 해당기업의 의사결정주체는 더더욱 아니다.

따라서 컨설팅은 컨설턴트와 최고 경영자의 공동작업이라고 생각해야
된다.

컨설턴트에게 모든 것을 맡겨두고 결과만을 기다리는 방식으로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없다.

컨설턴트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현상을 객관적으로 파악해 변화의 방향성을
명확히 하도록 자문하고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안을 실행에 옮기는 역할은 경영자의
몫이다.

둘째 근본적인 이슈를 중심으로 자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컨대 단순히 인사제도의 개편을 의뢰하는 것보다 강하면서 신바람나는
조직을 위해 어떻게 해야 되는지, 또 제도외에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자문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컨설턴트와 최고경영자들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
하다.

처음 주제가 잡혔더라도 컨설팅이 진행되면서 얼마든지 우선 순위가 바뀔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컨설팅이 끝난후가 더 중요하다.

계획보다는 실행과정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행과정에서 언제나 예기치 못한 문제들이 나타날수 있기 때문이다.

컨설팅을 받을때보다도 끝난후 오히려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 실행에
대한 팔로업(follow-up)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