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평화의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99% 진행된
가운데 우파정당인 리쿠드당의 벤야민 네탄야후 후보가 현총리인 시몬
페레스 노동당후보를 박빙의 차이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선거와 동시에 이스라엘 최초로 총리를 직선하는 이날 선거의
개표결과 우파정당 총리후보인 네탄야후는 50.3%의 득표율을 기록해 49.7%의
페레스 후보를 1%미만(약 1만표)정도의 간발의 차이로 앞질렀다.

그러나 15만표가 걸려 있는 부재자선거 개표결과가 남아 있어 99% 개표
결과가 역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종 개표결과는 빠르면 한국시간으로 31일 오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이스라엘 총선은 개표 시작이후 시몬 페레스후보가 박빙의 차이로
우세를 지켰으나 개표율이 70%선을 웃돌면서 우파인 네탄야후 후보가 따라
잡는 역전극이 벌어졌다.

이처럼 이스라엘선거에서 당초의 여론조사결과를 뒤엎고 네탄야후 후보가
유력한 차기 총리후보로 부상함에 따라 앞으로 이스라엘의 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 유권자들의 과반수가 우파를 지지한 것은 국민들이 "점령지반환과
중동평화의 교환"이라는 현 페레스내각의 중동정책을 불신임한 것으로 풀이
되고 있다.

페레스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권을 더 확대하고 앙숙관계인 시리아에
점령지인 골란고원을 돌려주면서 화해를 모색하는 정책을 표방해 왔는데
이 평화정책에 다수의 국민들이 등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선거전인 지난 2,3월중에 이스라엘에서 회교무장단체의 폭탄테러로
63명이 사망한 점이 페레스의 평화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회의론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상황에서 "페레스가 가는 길은 국민들에게 평화와 안보중 어느 것도
주지 못한다"며 현정부의 중동정책을 맹렬하게 비난한 네탄야후 후보의
"힘에 의한 안보론"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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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차기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 벤야민 네탄야후(46)
리크르당 당수는 미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육을 받은 외교관출신이다.

그는 MIT대에서 건축및 경영학을 공부했고 이스라엘로 돌아와 군에 입대해
특전대의 대위로 제대했다.

이후 네탄야후는 우간다 엔테베작전에서 큰 공을 세우고 전사한 그의 형
이름을 딴 "요나탄 테러방지 연구소"를 운영하다 지난 84년에 유엔주재
대사가 됐다.

대사로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은 네탄야후는 리쿠르당에 가입해 88년에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고 92년엔 선거에서 리쿠드당이
이츠하크 라빈이 이끄는 노동당에 패하자 리쿠드당의 당수가 됐다.

그는 2번의 이혼경력이 있으며 지난 93년에는 TV를 통해 전국민들에게
혼외정사를 했다는 점을 시인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에 처해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31일자).